[선교사] 믿음으로 한국 땅에 뛰어든 배위량 목사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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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위량 순례단의 역사(39)

상주에서 안동까지(14)

세상 모든 일에는 각기 다른 용도와 역할이 있듯이 순례 일정을 짜는 데에도 고려할 사항이 대단히 많이 나타난다. 도보 순례를 잘하기 위해서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구급함도 필요하다. 그래서 처음으로 규모가 조금 큰 순례단을 조직하고 순례를 시도했던 2016년 4월 17(일)-23일(토)까지 5박 6일간 부산에서 대구까지 도보순례계획을 대구제일교회의 아는 어떤 신자에게 말했다. 그 소식을듣고 당시 대구제일교회 의료선교부의 책임을 맡은 우극현 장로님(의대교수)이 구급함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시면서 교회 구급함을 빌려 주셨다. 그 구급함을 기차로 부산까지 가져갔다. 하지만, 그것을 손에 들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길을 걷기가 어려워 그것을 부산에서 대구로 택배로 보내었다. 단지 간단한 의료용품만 조금 챙겨 배낭에 넣고 다녔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처럼 너무 지나치면 없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선까지 어느 한계까지 지키고 가꾸고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은 모든 인간이 가지는 인생의 과제인 것 같다.

순례행사를 행할 때에 매우 어려운 문제는 순례 참가자들에게 각자가 원하는 대로 다 허락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일을 어느 개인이나, 단체가 독점적으로 개발해 유지하고, 이 일을 관광자원화해 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처음 배위량순례길을 제안하고 순례를 시작할 때 필자에게 그런 의도로 조언하거나 접근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배위량순례길이 어느 개인이나, 어느 단체 혹은 어느 교단이 독점적으로 운영하기 보다는 한국 교회 전체의 자산으로 한국교회의 순례길로 개발해 이 배위량순례길을 순례하면서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느끼며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살아가는 삶에 깊이 동참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함께 할 동료를 모으고 멀고 험한 길을 걷고 또 걷고 있다. 

이런 환경속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순례 노정을 개발하고 운용하는 데는 그것을 전체적으로 주관하는 단체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의 기독교연합회와 각 지역 교회가 자신의 지역 순례 노정을 개발하고 관리하고 순례행사를 자체적으로 주최하도록 할 때라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배위량순례길이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분들의 관점에서 보면, 배위량순례단연합의 순례행사가 다소 기대치에 덜 미치겠지만, 우리의 능력 한도 내에서 행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의 한계이다. 그런데, 아직은 작은 단체로서의 한계 속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그 한계 안에서 일하고 있다. 그 한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간다면, 그 힘들이 모이고 축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2023년도에 청도지역과 예천지역에서 준비하는 대구경북선교 130주년기념 행사는 ‘순례행사’와 ‘기념 예배’, 그리고 ‘길위의 배위량학술대회’를 준비했다. 2023년 4월 21일(금)에 청도기독교총연합회와 연합해 대구경북지역 선교 13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청도지역을 함께 순례했다. 청도지역은 배위량순례길을 개발하던 시초인 2016년 4월 21일에도 상동역에서-유천교회-청도역-청도대성교회-청도칠곡교회-팔조령-가창삼산교회까지 청기총 회원들과 도보순례를 행했다. 저녁에는 청도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제 1회 <길위의 배위량학술대회>를 행했다. 그런데, 대구경북지역 선교 130주년인 올해 도보순례, 기념예배와 <길위의 배위량학술대회>를 또다시 청기총과 함께 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렇게 오래도록 배위량순례단이 준비한 행사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5월 1일(월)에는 예천에서 예천기독교연합회와 함께 하는 순례행사, 예천선교 130주년예배와 <길위의 배위량학술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배위량순례단연합에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 교회와 지역기독교연합회에 그 해당지역에 순례를 일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청도에서는 구간마다 순례행사에 참석자의 수의 증감이 있었지만, 약 10여 명이 순례를 계속했고, 기념예배와 학술대회는 연인원 100여 명이 참석해 진지하게 참여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제는 순례행사를 지역기독교연합회에 맡겨 지역교회나, 지역기독교연합회에서 모든 행사를 주최해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그간 해당 지역의 순례를 위해 애쓴 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런데 참여하는 지역교회와 지역기독교연합회가 아직은 매우 적다. 그 때문에 함께 해야 할 마음이 들도록 하는 일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애써 개척한 순례 길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기에 배위량순례단연합을 매년 정기적으로 일정 구간의 순례행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만약 배위량 선교사가 1893년 4월 18일-5월 20일까지 행한 제 2차순회전도여행길에 접해 있는 모든 지역의 기독교연합회가 그 지역 순회전도 일정에 따라서 행할 수 있다면, 배위량순례단은 행사를 그 지역기독교연합회에 일임하고 단지 순례행사를 위한 기술적인 면에 대해 도움을 주는 구조가 된다면 더욱 용이하게 순례구간을 답사하고 순례 노정을 개발하는 것도 더욱 용이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원래 성경을 연구하는 성서학자이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정류 이상근신학을 연구하게 되었고, 정류를 연구하다 우연한 기회에 배위량을 만나 그를 알게 되었다. 2015년 독일에서 연구년을 보내는 중에 산티아고 순례를 하면서 한국에도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순례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가 1893년 4월 18일부터 5월 20일까지 행한 제2차 순회전도여행 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인연으로 배위량이 행한 순회전도 여행길을 따라 그가 행한 일정에 따라 순례를 계획하면서 그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 일정에 따라 순례한다고 여기고 일정을 짰다. 이렇게 순례노정과 일정을 짜는 가운데 우연하게 여러 학자의 주장에 순회 전도 일정과 노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배위량순례단연합에서 자체적으로 정확한 일정과 노정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그가 순회전도 여행을 행한 지역 명칭을 알기 위해서 공부하다가 여러 가지 이견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의 순례 일정과 지역과 순례 노정을 찾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지리적인 관점에서 글을 쓰기도 했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나아가 문회사적인 관점에서도 글을 쓰게 되었다. 그 글들이 나중에 필자의 논문이 되었고 신문기사가 되었다. 

우연히 정류 이상근 박사에 대한 연구가 매개가 되어 정류 연구에 대한 글을 한국장로신문에 싣도록 요청을 받았고, 신문에 기사를 싣기 위해서는 정류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을 것이니 끝까지 포기하면 안되겠다는 것을 자각하며 글을 쓰다보니, 한국장로신문에 정류 이상근박사에 관한 글을 필자 나름대로 정리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그것의 결실로 2018년도에 필자의 원고 약 1/2을 모아 기독교문서선교회 출간으로 278쪽의 『영성과 지성: 정류(靜流) 이상근의 생애와 사상(상)』을 출간하게 되었다. 

정류 연구가 끝난 후에 한국장로신문에 배위량 선교사에 관한 글을 다시 싣도록 허락을 받아 지금까지 160여 회에 걸쳐 배위량 관련 글을 기고했다. 지금까지 부산 동래-물금-밀양-청도-대구-동명-해평-낙동-상주-용궁-예천까지는 이제 어느 정도는 마무리가 되었다. 아직 안동-의성-신녕-영천-경주-울산-부산 전도 노정에 대한 연구나 글을 쓰지는 못했다. 앞으로 이 노정에 대한 글을 쓸 기회가 필자에게 찾아올지, 또는 다른 필진이 배위량에 대한 연구를 이어갈지에 대한 일에 대해 필자는 아는 바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아는 것은 이번 호가 필자가 쓰는 배위량 연구의 마지막 글이라는 것이다.

그간 부족한 필자에게 지면을 허락하신 한국장로신문사 유호귀 사장님과 모든 직원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지루한 시간이 흘렀는데도 부족한 필자의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동안 배재욱 교수의 ‘믿음으로 한국 땅에 뛰어든 배위량 목사’를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호부터는 정봉덕 장로의 ‘생명의 길을 따라 온 걸음’이 연재됩니다.

배재욱 교수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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