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레닌그라드 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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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히브리어 구약성경의 원본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본은 레닌그라드 사본(Codex Leningrad, 1008년)이다. 그러면 레닌그라드 사본은 완벽한 사본인가?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레닌그라드 사본에는 수많은 오류가 발견되고 있다. 오랫동안의 필사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면, 예레미야 27장에는 유다 왕국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가 주변의 나라들을 규합하여 반(反)바벨론 제국 항거운동을 전개했던 기록이 있다. 27장 1절의 말씀은 이렇게 시작된다. “유다의 왕 요시야의 아들 ‘여호야김’이 다스리기 시작할 때에….” 그런데 곧 이어지는 기록은 ‘시드기야 왕’ 때 일어났던 일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1절의 ‘여호야김이 다스리기 시작할 때’라는 구절은 분명히 오류이다. 한글 개역성경을 비롯해서 모든 성경 번역들은 각주에 ‘여호야김 왕이 아니라 시드기야 왕’이라고 정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New International Version(NIV)은 각주가 아니라 아예 본문 자체를 ‘시드기야’라고 고쳐서 번역하고 있다.

유대인 학자 중에는 ‘레닌그라드 사본’의 예언서 부분에서만도 250개 이상의 오류를 찾아내기도 했다. 그런데 레닌그라드 사본에는 오류뿐만 아니라 ‘공백’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사무엘 13장 1절에 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을 때 나이와 재위 기간에 대한 언급이 있다. 레닌그라드 사본에는 “사울이 왕이 될 때 ( )세라. 그가 이스라엘을 ( )2년 동안 다스리니라”라고 되어있다. 즉 사울이 왕이 될 때 나이가 공백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또한 그가 왕위에 재위한 기간도 ( )2년이라고 되어있어, 십 자리 숫자가 공백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12년인지, 22년인지, 32년인지 알 수가 없다. 번역 성경들을 보면, 그 공백을 그대로 남겨둘 수가 없어서 다양하게 번역하고 있다. 한글 개역성경은 “사울이 왕이 될 때 40세라”고 번역했다. 그러나 사울이 40세에 왕위에 올랐다는 기록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다만 신약 사도행전 13장 사도 바울의 설교에서 사울 왕의 재위기간이 40년이라고 언급한 기록이 있을 뿐이다. (행 13:21) 한편 사울 왕의 재위 기간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12년인지 22년인지 알 수가 없다. 한글 개역성경은 이 구절을 사울 왕의 재위 기간으로 번역하지 않고 “그가(=사울 왕) 이스라엘을 다스린 지 2년에…”라고 원문과는 동떨어지게 번역을 했다.

레닌그라드 사본보다 훨씬 더 정확도가 높게 인정받는 것이 ‘알레포 사본’이다. 알레포 사본은 서기 930년경 이스라엘 디베리아에서 완성된 것으로 1400년대 후반에 이집트 카이로로부터 시리아의 알레포로 옮겨와, 그곳에 있는 유대교 회당에 보존되어 내려왔다. 그래서 ‘알레포 사본’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유대교 회당 측에서는 이 귀중한 사본이 도난당하거나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사본이 보관되어있는 방에 철제 문을 만들어 잠그고, 누구도 이 사본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그래서 알레포 사본은 외부인의 접근이 철저하게 차단된 구약 사본이 되었다. 그러나 ‘알레포의 왕관’(Kefer of Aleppo)이라 부르며 소중한 보물로 여기던 ‘알레포 사본’이 유실되는 큰 사건이 1947년에 일어났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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