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기적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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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서 비가 많이 샌다. 한편으론 비가 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밤중에 그 고생을 않고도 물을 길을 수가 있겠고, 보리 싹이 잘 나오겠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 섬 외병도가 생기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1968년 5월 5일 어린이날, 조선일보 사설에 전남 진도군 조도면 외병도에 사는 김예자(당시 13세)양의 일기가 실렸다. 마실 물도, 땔나무도, 식량도 부족한 낙도의 고달픈 삶이 담겨 있었다. 당시 사설은 김양의 일기를 다루면서 “우리나라엔 4만이 넘는 거의 원시 같은 자연부락이 있다”며 “외진 섬과 외진 곳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의 고사리손들에다 무엇을 안겨주자. 아니 그 가슴에 무엇을 심어주고 부어주자”고 썼다. 그런데도 그 어떤 메아리도 없이 달라진 것이 거의 없이, 상수도가 없어 급수선에 의존해 물을 해결했고, 이마저도 모자라 집집이 물통을 두고 빗물을 받아 썼다. 그로부터 무려 55년이 흐른 지난 6월에 평균 나이 77세 외병도 주민 20명이 지하수를 끌어올려 수질 정화를 하는 시설 앞에 모여 섰다. 평생을 외병도에서 살아왔다는 이장 박형식(70)씨가 수도꼭지를 돌리자 물이 콸콸 쏟아졌다. 주민들은 눈물을 왈칵 쏟기도 하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박 이장은 “그동안 손주와 며느리가 와도 씻기 불편해서 차마 방문하라는 말도 못 꺼냈는데 이제 평생 시달려온 물 부족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들이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여겼던 사실을 우리는 너무도 덤덤하게 쳐다보는 현실이 되었다. 그동안 모두가 잊고 있었던 이 외진 섬마을 사정이 오랜만에 해결되면서 우리는 꾸준히 노력하면 이렇게 모든 일이 기적같이 해결된다는 간단한 사실을 터득하게 된다. 

1955년 4월이 되자 몹시 긴장된 매일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으니 중학교 진학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공부할 각오를 다짐할 때이다. 당연하게 K중학교를 목표로 하고 벽에 굳은 결심의 표어를 써서 붙이고 1년의 전투(?)에 돌입했다. 당시에는 전력 사정이 나빠서 일반 가정은 저녁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는 절전을 하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10시에는 취침하고 대신 새벽 4시에 일어나 부모님과 함께 중학교에 입학하게 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기도를 드리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로 했다. 나중에 중학교 입학원서를 쓸때에 담임 선생께서 한 등급을 낮추어 지원하라고 권유했지만 지난 1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고, 또한 그렇게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했으니, 비록 주위에서는 어렵다고 해도 분명히 합격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는 곧 사실로 증명이 되었다. 나는 그 어렵다는 중학교에 보란 듯이 합격해 다녔고, 그때부터 세상을 살면서 ‘내 뒤에는 언제나 하나님께서 계시다’는 믿음을 지니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이런 나의 믿음을 하나님은 한 번도 저버리지 않으시고 언제나 내 편에 계셨다.

우리는 연약하기에 언제나 하나님께 간구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언제나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노력을 하면서 우리의 요구를 기도로 해야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열심히 한 후에 하나님의 처분을 바라야지, 무조건 “해 주시옵소서. 이루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의 은총은 반드시 기적같이 나타난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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