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남편을 좋은 경청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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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귀차니즘의 연속이다. 쉬지 않고 귀찮은 일이 생긴다. 상대방까지 챙겨야 하니 두배로 힘들다. 그 힘든 일을 나누고 같이 할 때 귀차니즘은 선물이 되고 감동이 된다.

가사를 분담할 때는 의무감보다 배려와 사랑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해야 할 일보다 해주고 싶은 일이라고 여기는 마음이 중요하다.

우울증으로 남편과 함께 상담실을 찾은 한 주부는 사는 게 재미가 없다고 했다. 

이제 갓 돌이 지난 천사 같은 딸을 둔 엄마가 할 말이 아니었다. 그녀는 집안 일의 무게에 눌려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저절로 눈물이 울컥 난다고 했다.

나는 남편에게 진심이 담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주었다. 그동안 설거지를 할 때, 청소를 도와줄 때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 물었다. 마지못해, 빨리 끝내고 축구 중계 보려고, 이거 안해주면 또 며칠간 얼굴 부어 있을 게 싫어서… 등등이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아내의 마음이 다친 것이다. 아내는 잔소리에 쫓긴 의무감이 아닌 사랑과 배려를 원했다. ‘남편이 나를 정말로 생각해 주는구나, 남편이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기를 원했다.

설거지를 해주면서 어떻게 그런 마음까지 전할 수 있느냐고 따지는 남자가 있겠지만 놀랍게도 진심은 통한다. 그리고 여자는 물론 남자도 그걸 안다.

양말 뒤집어 놓는다고 매일 싸워봐야 해결이 안난다. 남편은 양말을 뒤집어 놓은 게 왜 문제인지 알지 못한다. 하루 종일 신고 다닌 냄새 나는 양말을 거꾸로 뒤집어 세탁기에 넣어야 하는 아내의 고충에 대해 차근차근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당신의 행동이 상대를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 그래서 내가 얼마나 힘든지 조목조목 그러나 진심어린 어조로 알려주어야 한다. 

내 행동으로 상대가 불편하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남자들에게 집안일은 아내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세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표현하지 않고 기대할 때 실망은 결국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현명한 아내는 자신의 의사를 지혜롭게 표현할 줄 안다. 좋은 아내는 남편을 ‘좋은 경청자’로 만드는 연금술사이기도 하다.

아내를 사랑한다면 살림의 기술을 미리 배워 두는 것은 어떨까?

결혼하고 나서 난생 처음 세탁기를 돌려 본다는 남자에게 집안일은 당연히 스트레스일 것이다. 인터넷이며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온갖 분야의 강좌가 넘치는 요즘, 아내를 위해 한 시간짜리 요리특강을 듣는 남자도 많다.

살림의 여왕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어가 ‘빨래 제대로 개는 법’ ‘5분이면 끝나는 셔츠 다림질’ 등등을 눈여겨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내를 위해 앞치마를 두른 남편의 모습은 그 어떤 비싼 슈트를 입은 모습보다 멋져 보인다.

땀과 노력이 없는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도 생존 전략으로 힘들지만 설거지를 한다.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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