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윤리위원회를 조직해 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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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무오성(Papal infallibility), 신학교에서 배울 때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아무리 교황이라도, 사실 교황이란 말도 우리 개혁교회 입장에서 볼 때는 어색한 표현이지만, 무오하다면 그가 신이지 사람일리 없습니다. 

성경이 증언하듯이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롬3:23), 사람은 모두 죄인입니다. 물론 주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이미 예수님의 보혈로 씻긴 사람은 다 씻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회개하여 죄를 씻어야 할 정도로 죄와 밀접한 형편입니다.(요13:10)

그렇다면 우리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 이른바 목사와 장로, 장로와 목사들은 어떨까요? 오류가, 흠이, 실수와 실책이 없을까요? 교황처럼 무오할까요? 정말로?

분명 실수가 있을 겁니다. 잘못이 있을 겁니다. 물론 높은 도덕성과 자기를 돌아보는 경건의 생활을 통하여 스스로 깨닫고, 회개하고 고쳐가는 분들이 대다수일 겁니다. 그러기에 교회가 오늘까지 건재할 수 있었으니까요. 누가 뭐라 하기 전에 스스로 주님 앞에 무릎 꿇을 때 매일 새벽마다, 매일 정해진 경건의 시간마다, 주님과의 깊은 교제 속에 성령의 감동과 지시, 책망이 있었을 겁니다. 그리곤 진심으로 뉘우치며 회개와 은총으로 새롭게 일어났을 겁니다.

그런데 평생 목회하며 주위를 가만 살펴보니, 이런 게 안 통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도무지 자신의 실책, 실수, 오류를 깨닫지 못합니다. 무오한 교황 의식을 갖고 사는 양, 아니 교주인 것처럼 그렇게 목회하고, 교회를 섬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마치 나단이 찾아가 ‘바로 당신이오!’하고 책망하기 전까지 태연히 국가 정사를 보았던 다윗과 같은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본인을 위해서나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나 누군가 지적해 주는 이가 있어야 할 겁니다.

이런 상태를 그냥 내버려 두고 보고도 못 본 체하다가 급기야 곪아 터져 재판으로, 세상 법정으로 나가 망신을 당하고, 교회가 깨어지는 모습들을 참 많이도 보았습니다. 아니 됩니다. 이젠 한국교회도, 아니 우리 교단만이라도 높은 도덕성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해서라도 윤리위원회 같은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회적으로 너무 광범위하다면 노회 단위로 조직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어떤 구체적인 제재를 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도덕적으로 그건 아니라고 실수와 실책, 오류를 지적해 주는 기관이 있어야 합니다. 

무너뜨리려고 하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세우려고 하는 겁니다. 이젠 신중하게 교단에서 의논해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양의섭 목사

<왕십리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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