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열매와 축복] 어떤 학교를 세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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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5불용’ 사태 이후 전개된 100km 행군. 전교생과 교직원, 학부모, 졸업생이 함께했으며, 박한길 회장(우측 모자 착용)도 함께했다.

어떤 학교를 세울 것인가?

드리미고등학교 개교 2년 전, 10명의 선생님이 모였다. 어떤 학교를 세울 것인지 2년 동안 밤낮없이 토론했다. 

성경 중심 교육을 하자는 것은 쉽게 합의가 되었다. 예배는 물론, 고등학교지만 조직신학과 선교학 과목도 개설하자고 했다.

자기주도학습을 하자는 총론에도 이견이 없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말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입시 위주, 교사 위주, 학부모 위주 교육이 되고 있다. 무엇을 공부할지를 학생이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해진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처럼, 속도경쟁만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한국 교육의 현실이다.

교과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교과서를 사용한 수업은 교과서 주도 학습이지, 자기주도학습이 될 수 없다. 격론 끝에 교과서를 치우기로 했다. “Not Teaching, but Learning” 즉 ‘가르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하는 학교’를 만들었다. 교과서에는 문제도 있고 답도 있다. 잘 외워서 옮겨 적는 공부는 별 의미가 없다. 진짜 공부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탐구하는 것이다. 필요한 기초 지식은 학생들이 필요성을 느낄 때 스스로 공부하면 된다.

입시는 염두에 두지 않기로 했다. 중등교육이 입시 때문에 망가졌는데, 우리마저 입시 위주로 간다면 학교를 세우는 의미가 없다.

입시에 신경 쓰지 않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겠다는 부모가 있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나는 아무도 오지 않으면 학교를 세우지 말자고 했다. 대한민국에 학교는 이미 충분하다. 기존 학교와 같은 학교를 만들 바엔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

나는 학창 시절에 관심 있는 과목만 공부했다. 그래서 어떤 과목은 반에서 1등이었고, 어떤 과목은 꼴찌였다. 하지만 그 방식이 나를 평생 공부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50대에 석사학위를, 60대에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금도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문제를 찾아내고 질문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전공 하나로 평생을 사는 세상은 이미 끝났다. 내가 맡은 수업 중 ‘인생 전략 수업’이 있다. 핵심은 10년 단위로 전공을 하나씩 만들자는 수업이다. 10개의 전공을 생각하고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 꼭 대학전공이 아니라도 삶의 현장에서 다양한 전문성을 갖추자는 것이다.

나는 나름 7개 정도의 전문 분야가 있다. 

1) 10여 년간 자동차 부품 생산기술 전문가로 일했다.
2) 인터넷 백화점을 창업한 IT 전문가다.
3) 일터 전문 선교사다.
4) 글로벌 유통회사를 경영하는 회장이다.
5) 학교를 설립한 교육전문가이다.
6) 경영학 박사학위가 있는 학자다.
7) 종합건설회사를 세워 공장과 사옥, 주택을 직접 건축했다. 건축대상도 받았다. 

70대 나이에 7개 전문성을 갖추었다. 단일 분야로만 보면 나보다 뛰어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융복합되어 학창 시절 열등생이었던 내가 성공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70대에는 1년에 책을 한 권씩 내는 저술가의 삶을 꿈꾼다. 이번에 연재한 글들을 단행본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80대에는 각국 ‘정상과 함께 떠나는 유람선’이라는 유튜버를 꿈꾼다. 각국의 대통령, 총리, 수상을 지낸 정상들을 가족과 함께 초청해 유람선에서 며칠씩 같이 지내며, 세계 평화와 인류 발전을 위한 대담을 진행하는 것이다. 정상들의 경험이 은퇴와 함께 사장되는 것이 아쉽기 때문이다.

또 너무 높은 위치에 갔던 분들은 명분이 없으면 나들이가 참 어렵다.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들도 거의 은둔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담에는 한가지 규칙이 있다. 자신이 정상이었던 나라의 정치 얘기는 하지 말고 인류 공영과 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80대에 구독자 1억 명의 유튜버를 꿈꾸고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달란트를 하나도 버리지 말고 모두 개발하라고 주문한다. 평범을 거부하고 비범하라고 강조한다.

드리미학교는 매우 유연하게 운영되지만, 엄격한 선이 있다. 바로 ‘5불용(不容)’이다. 거짓말, 도둑질, 술·담배, 성적 타락, 폭력 — 이 다섯 가지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어길 경우, 나를 포함한 모든 교사가 48시간 금식에 들어가고, 학생에게는 회개할 시간을 준다.

선생님들은 학교 강당에 1인용 텐트를 치고, 생수병과 성경만 들고 들어가 이틀 동안 금식기도에 들어간다. 이 기간 동안 전교생은 각자 회개문을 작성한다. 금식은 선생님들이 ‘충분한 회개가 이루어졌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된다. 회개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금식은 24시간씩 연장된다. 만약 1주일이 지나도록 회개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학교는 폐교된다.

‘5불용’을 어긴 학생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서도 고백이 이어진다.

“나도 회개합니다. 들키지는 않았을 뿐, 내 마음속에는 거짓이 있었고, 음란함이 있었으며, 내뱉지는 않았지만 욕설과 폭언이 있었고, 훔치지는 않았지만 탐심이 있었습니다.” 회개는 공동체를 정금처럼 정화시킨다.

학생들이 충분히 회개하면, 학생과 선생님, 부모님들은 나흘 동안 100킬로미터 행군을 한다. 발에 물집이 생기고 관절에 통증이 와도 절뚝거리면서 걷는다. 개교 이후 여섯 차례 ‘5불용사태 선언’이 있었다. 학교 설립자인 나도 행군에 참가한다. 한번은 이른 겨울비가 하루종일 내리는 날 빗속을 걸었다. 우의는 입었지만 모자가 다 젖어서 머리가 몹시 시렸다. 지나가는 길에 공중화장실에 들려서 모자 안에 화장지를 몇 겹 접어서 넣었더니 머리로부터 온몸에 퍼지던 한기가 포근한 온기로 바뀌었다. 행군 중 점심시간에 한 학생이 “발이 너무 아파요”라고 했다. 나는 “100키로 행군하는데 다리가 아픈 것은 정상이지! 그냥 참고 걷는거야! 인생도 그래! 피할 수 없는 고통은 안고 사는거야! 안락함이 인생 목표인 사람은 의외로 노년이 안락하지가 않더라!”고 말했다. 인생 수업은 행군 중에도 계속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신뢰 자본’이 형성된다. 다이아몬드도 전화 한 통화로 거래할 수 있는 유대인들처럼. 그래서 드리미 학교 출신들은 세상에서 홀로 ‘각개전투’로 살아가지 않고 ‘단체전’을 하는 것이다. 나는 이들이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리라고 확신한다. 

젊은 날 광야에 홀로 서서 십자가만 바라봤던 아픈 기억이 있기에 사랑하는 제자들이 세상에 나가 절대 홀로 싸우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드리미 학교는 졸업이 없다. 학교가 인생 출발의 베이스캠프이자,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안식처가 된다. 공동체 안의 ‘신뢰자본’이야말로 드리미 학생들이 하나님 나라를 세워갈 중요한 자산이다.

100km 행군을 마치고 복귀한 학생들을 따뜻하게 격려하는 박한길 회장

애터미 회장 박한길 장로는 성경에서 얻은 지혜로 부(富)를 이루고, 이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 흘려보내는 축복의 통로가 되고자 한다. 드리미선교재단을 세워 천안 드리미고등학교를 운영 중이며, 해외에 100개 기독교학교 설립계획을 세우고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에서 실행해 나가고 있다. 애터미는 26개 해외 법인과 60개국 판매물류시스템을 보유하고 창업 10년 만에 연 매출 1조 원, 지난해엔 2조6천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국내 1위인 나눔의 명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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