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싶은이야기] 선한 그림자의 발자취를 남기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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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질문한다면 매우 다양한 답이 나올 것이다. 가치 있는 일을 주변에서 찾아본다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노숙자를 찾아가서 옷 한 벌 사 주고, 따뜻한 국밥으로 몸을 녹여 주고, 병들어 죽어 가는 사람을 살려 주는 것, 길거리에 버려진 강아지나 동물들을 데려다가 밥을 먹이고 돌보아 주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보람 있는 일이 많다.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삶이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대가 없는 헌신과 희생의 삶을 사는 것이다. 모차르트나 슈베르트 하이든이나 쇼팽 그리고 베토벤과 같은 음악가들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과 기쁨을 주기 위해 평생 동안 작곡을 했다. 그들은 아름다운 선율을 세상에 남겼다. 모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멋지고 감미로운 음악을 남겼고, 음악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여 인간의 모습을 선하게 바꿔 놓았다. 인생의 가치 있는 삶을 위해 음악가들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으로 감동을 전달함으로써 위대하고 선한 발자취를 남겼다.
시애틀 타코마에 장애를 가진 한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추스르기도 버거웠지만 10여 명이 넘는 아이들을 데려다 밥을 해 먹이고 학교에 보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정상인들조차 힘든 그 일을 아주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힘든 기색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어느 기자가 이렇게 불편한 몸으로 어떻게 이토록 힘든 일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활짝 웃으면서 “저는 한 번도 이 일을 힘들다고 여겨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제 몸이 이렇다 보니 조금 불편한 것뿐입니다. 나는 이 일을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아모텍 그룹을 창설한 김병규 회장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준다. 그는 회사를 어렵게 설립하고 많은 은행 대출을 받았으면서도, 사회의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회사의 이익금 상당 부분을 바치고 있다. 아모텍은 실로암안과병원과 여러 교회, 청소년들을 위한 후원 기관과 기아대책기구, 장애인협회, 어린이집과 육아원,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 등 수십 곳을 후원하는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참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소방서에서 자발적으로 마련한 공부방이 있다. 이 공부방은 가난한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나 한부모 자녀들,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만든 것으로, 소방서 직원들이 교사로 자원봉사하고 있다. 소방서는 그 어느 기관보다 바쁘고 업무량이 많다. 그런데도 뜻있는 소방서 직원들은 자신의일처럼 공부방 교사를 자처했다.
“바쁜 업무에도 이처럼 공부방 교사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텐데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 소방서 직원들은 한 목소리로 “무슨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공부방을 운영한다는 내부 방침에 참 의미 있는 일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소방 업무는 업무량이 많다고 들었는데 힘들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가르치는 일이 매일 하는 것이 아니고 동료들과 교대로 하니까 할 만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피로를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며 머쓱한 웃음을 짓던 소방관의 모습이 참 진솔해 보였다.
우리 주변에는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늘에 가려진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는 빛과 소금 같은 그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미래가 있고 소망이 있다.

프랑스의 소설가이고 비평가이며 고전주의자인 아나톨 프랑스는 “이 세상의 참다운 행복은 남에게서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에게 주는 것이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행동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진솔한 말이다. 남에게 무언가를 받기만 한다면 주는 행복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남에게 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다. 나 아닌 남을 위해 산다는 것은 자신에게나 남에게 있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다.
영락교회에 훌륭하고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온 분이 계시다. 바로 유현휘 장로 부부이다. 그들은 전쟁 때 북에서 내려와 어려운 중에 공부하며 영락교회 장로로 봉사했다. 그런데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대문 앞에서 바구니에 담긴 아이를 발견하였다. 부부는 내 아이처럼 받아들여 정성스럽게 키우기로 하였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었다. 지적장애와 언어장애 뿐 아니라 육체적 장애를 가진 아주 심각한 중증중복장애아였다. 그러나 부부는 믿음과 사랑으로 끝까지 아이를 양육하였다. 교대로 아이를 돌보기로 하고, 서로의 시간을 투자하며, 온 정성과 사랑으로 돌봄을 하였다. 얼마나 아름다운 사랑의 발자취인지….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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