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수상] 천대에 이르러 복이 흐르는 비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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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나를 보고 이젠 그만하고 쉬라는 말을 자주 한다. 77세가 될 때까지 전국으로, 해외로 뛰어다니고 있으니 그에 대한 위로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듣고 생각해보면 지금껏 기업을 경영한 목적이 나를 위해서만은 아닌 것 같다. 기업이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기업가를 믿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려면 기업이 살아야 하기에 그렇게 아등바등 일하는 것이다. 기업이 살려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제품들의 정보를 파악해야 하고 또 다른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해야만 템포를 맞출 수 있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평균수명이 15년이 못 되는 중소기업을 오랫동안 살아남게 하기 위해 처절하리만큼 노력했다. 바이어를 왕이라 생각하고 바이어와 가까운 지역에 공장을 세워 공급과 소통이 편리하도록 했으며, 국내에는 LG전자가 있는 창원, 삼성전자와 대우전자가 있는 광주, 해외 수출과 기타 거래처를 위해 인천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효율적으로 운영했다. 제주에 양식장과 골프장을 만들어 미래를 위한 준비도 했다. 국제화를 위한 준비도 이어갔다. 멕시코 두 지역(케레타로, 몬테레이)과 중국(웨이하이)에는 15년 전에, 베트남(호치민)과 폴란드(포즈난)에는 1년 전에 공장을 세워 가동 중이다. 베트남은 5,000평을 매입하여 3,000평 공장을 건축했지만, 폴란드는 건축된 공장을 임차했는데 인력이 부족하여(폴란드는 실업률 2퍼센트 미만으로 완전 고용에 가까운 나라다) 이웃 나라인 우크라이나인들을 채용하는 등 현지 분위기도 체크하며 일을 독려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기업은 유기체다. 물론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은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이지만 존재 자체가 갖는 정체성과 의미가 없을 때 역할과 위력은 사라진다. 기업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생각과 철학, 스토리텔링이 존재하는 곳으로 의미를 부여할 때 역사와 전통은 자연히 채워진다고 생각한다.
처음 동국전자를 다시 시작할 마음을 먹었을 때 나는 하나님 앞에 서원했었다. 당장 공장을 시작할 돈도 없었는데 그저 은혜에 감격해 먼저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고 싶었던 것이다.
‘하나님, 아시다시피 제가 가진 게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게 돈이 생기면 교회 짓는 일을 제일 먼저 하겠습니다. 그다음에 회사, 그 다음 집을 지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항상 이런 식의 기도를 드렸다. 가난한 자의 신음에 응답하시고 간절한 자의 부름에 대답해 주시는 하나님은 나의 기도를 기쁘게 받으셨다. 신기하게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을 때 과거 은혜를 입은 사람과 만나게 하셔서 재정을 공급받게 하셨고, 그것을 먼저 하나님을 위해 바쳤을 때 이미 준비하고 계셨던 회사를 주셨다.

지난 40년 내내 거의 이런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 은혜를 경험했기에 나는 기업가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기업에 어떤 정신을 흐르게 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우선순위란 기업의 이익을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고 난 뒤 연구 개발을 위한 투자 순으로 진행했다. 그러자 위기 상황에서 하나님은 오히려 우리 기업을 풍요 가운데 지켜주셨다. 지금까지도 동국성신을 비롯해 제주 골프장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이 흑자 행진으로 돕고 계시다. 또한 예배 우선이다. 월 한 차례 진행되는 예배는 우리 회사 고유의 전통이기도 하다. 예배가 변화무쌍한 회사 스케줄과 겹치면 그땐 예배가 먼저다. 그 원칙을 고수한 덕분에 지금껏 우리 기업의 월례 정기예배가 빠짐없이 드려질 수 있었다.

강국창 장로
• 동국성신(주) 대표이사
• 가나안전자정밀(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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