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배움의 열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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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이 다 결혼을 해서 우리 부부만 살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을 때는 운전도 배우려고 운전학원에 다녔다. 나이 60에 운전을 배우게 되었다. 얼마나 열심히 했던지 필기도 실기도 한 번에 다 합격을 했다. 대학에 합격한 것처럼 기뻐서 남편에게 전화로 합격했다고 했더니 ‘농담하지 말라’고 하셨다. 아이들에게 다 전화를 했다. 나는 너무도 신기하고 좋아서 친척들에게도 다 자랑을 했다.

서울로 이사한 후에도 영어는 꾸준히 문화회관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다. 고등학교에서나 대학에서 영어는 배웠어도 말이나 듣는 것이 되지를 않아 미국에 갈 때마다 입국 심사에서 곤욕을 겪었는데 영어 공부하면서부터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다.

손녀딸하고도 간단한 편지도 할 수 있었다. 나의 영어 실력은 초급이었으나 영어로 편지를 보내면 손녀가 ‘할머니가 영어로 편지도 하네!’ 하며 놀라기도 해서 나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2001년에 경기도에서 살게 되었다. 도농의 부영 아파트 살면서 여성회관에서 진행하는 교습을 통해 영어공부를 계속했다. 학기의 중간에는 방학이 있었다. 나는 이 방학 동안 남양주 시청에서 해주는 노인을 위한 컴퓨터 강습에 한 달을 다니며 배울 수 있었다. 머리에 들어가지는 않아서 어제 한 것이 기억이 나지 않아도 열심히 해도 E-mail을 할 수 있고, 내가 듣고 싶은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것이 너무도 신기했다. 둘째 아들과 함께 살고 있어 아들이 내가 모르는 것들을 알기 쉽게 잘 가르쳐 주었다. 지금은 외손녀 혜란이가 나의 컴퓨터 스승이다. 이제는 컴퓨터가 너무도 편리하고 좋아서 즐기며 사용을 한다.

영어, 운전, 컴퓨터를 나이 많아 시작했으나 배움의 기쁨이 너무도 즐거웠다. 지금은 젊어서 배우려고 노력했던 피아노, 오르간, 만돌린, 사군자, 붓글씨, 자전거 그리고 나이 많아 공부하던 영어, 운전, 컴퓨터, 모두 점점 다 잊어가고 흔적만 남아 있을 뿐! 그러나 후회 없는 배움이었고 행복했다.

꿈을 모두 이룸보다도 꿈을 간직하고 살면서 조금씩 이루어 가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꿈을 다 이루지 못했으나 꿈을 간직하고 조금씩 이루며 살아온 삶! 이 과정을 통해서 고통과 슬픔을 이길 수 있었고, 조금씩 성숙해진 것이 아닌가! 샬롬!

함명숙 권사

<남가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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