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이야기] “한 지붕 네 식구 이민가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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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작고한 온누리교회 고 하용조 목사가 정대호 씨의 아들 부부에게 “한국에서 1.5세대를 위하여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1.5세대란’ 미국 사회학자들이 한국인의 이민사를 관찰하며 붙인 학술용어로 10-15세 무렵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한인 교포를 일컫는 용어다. 정재륜 씨는 아무리 똑똑하고 탁월해도 한국의 이민자가 미국사회에 뿌리내리기 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군대문제, 취직문제, 사회적응문제 등으로 고민하다가 상당수가 한국에 돌아온다. 나쁘게 말하면 외국물 좀 먹고 영어 좀 함으로 한국에 와서 거들먹거리고 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은 그동안 급속도로 성장해 순수 국내파들이 영어를 잘하고 인맥도 유학파보다 우월했다. 미국 1.5세대는 한국말이 서 툴고 한국문화도 잘 모른다. 외모는 한국인이나 속은 외국인이다. 영어를 잘하던 사람이 대접받던 세대는 20년 전으로 1.5세대는 이미 지나간지 오래다. 그래서 부모와도 소통이 안 되고, 사회에 적응을 못했다. 그래서 하용조 목사는 이들을 제대로 끌어안고 품지 않으면 한국사회가 언젠가는 곪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재륜 씨와 손숙 씨 부부는 2010년 한국 온누리교회에 왔다.

이들은 강북과 강남을 오가며 외롭게 살아가는 1.5세들을 찾아가 만나서 대화하며 계속해 만나 차를 사주고 밥을 사주고 대화하며 연구를 했다. 1.5 세대들이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 조직에 적응하는 법, LG나 삼성에 들어가 서로 잘 어울리는 법을 가르쳤다. 그래서 한국에서 안착하도록 도와주며 기도해 주었다. 이 사실이 점점 널리 알려져 처음에 10-20명에서 지금은 600명이 모이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추세다. 정대호 부부는 미국에서 교회에 몸담고 한인 노인들에게 노래교실을 하며 외로운 노인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있다. 한국인이 전 세계에 250개국에 살고 있는데 편 가르지 말고 외면하지 말고, 함께 사는 민족이 되었으면 한다.

김광식 목사<인천제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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