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전향적 한일관계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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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의 교훈 –

지난 3월 6일 윤 대통령은 3․1절 행사를 목전에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어려움 속에서도 일제 강제징용 문제 등의 해법은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로 풀어 나가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대통령이 제시한 담화는 한마디로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그리고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면서 양국이 겪은 불행한 역사를 뒤로 하고 이제는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대통령에게 “양국 간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청소년, 대학생 등 미래 세대를 위한 교류사업 확대와 함께 문화, 외교, 안보, 경제, 글로벌 이슈 등 분야별 협력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1차 세계대전이 종료되었을 때 독일의 경제는 파탄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유대 민족은 독일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주류였다. 오늘날에도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월 스트리트 금융기관의 수장들 중에는 유대인들이 많다. 그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은 미국의 연준의장인 제롬 파월이다. 연준의장은 오늘날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라 호칭되고 있다. 

또한 과학계는 어떠한가? 상대성원리를 펴낸 아인슈타인도 유대인이다. 따라서 당시 독일의 히틀러는 독일의 경제권을 쥐고 있는 유대인들을 극도로 증오한 나머지 그들을 멸종의 대상으로 본 것이다. 이에 그는 홀로코스트에서 600만 명의 유대인을 처형했다. 

그러나 지금 이스라엘의 아우슈비츠에는 유대인 수용소를 재현해 놓은 시설이 있는데 그 시설의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forgive, but not forget).” 

가까운 일본의 경우를 보자.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자행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원폭에 의해 약 23만 명의 일본인이 일시에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지금 미국과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북한의 남침에 대비해 최근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가 경기도 일원에서 극비리에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한일 간의 군사정보협정인 지소미아 활용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 수단에 지극히 중요한 한일 간의 군사정보 협정에 이토록 무관심한 한국의 국방외교에 엄청난 지괴감을 금치 못한다. 

이제는 최근에 천명한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힘을 실어야 할 때이다. 과거사에만 매달리지 말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 사과 없이는 위로금을 주어도 받지 않겠다는 유족들의 한 서린 고통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려해 윤 대통령이 천명한 전향적 대일관계에 힘을 실어 주기를 간곡히 염원하며 기대한다.

윤 대통령의 성명에 대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논평을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한다.  

오늘 발표된 한일 간 강제동원 피해 배상안은 미국과 가장 가까운 두 동맹국 간의 협력과 파트너십에서 신기원적인 새 장을 여는 일이다. 역사적인 외교장관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더욱 안전하고 굳건하며 번영하는 한일 양 국민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중요한 걸음을 내딛었다. 미국은 이번 합의가 지속적인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일 양국 지도자들의 노력을 앞으로도 지지해 나갈 것이다. 

양국 간 조치가 완전히 실현되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향한 우리의 공통된 비전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필자는 한·미·일 삼국 동맹을 강화하고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

오형재 장로

<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신장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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