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북한은 ‘순수 이성 정신’을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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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9년 프랑스혁명이 발생하였다. 그 혁명의 이념은 자유 · 평등 · 박애이다. 계몽주의자들은 이것을 이신론(理神論, deism)이라고 하였다. 이성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세력들을 단두대를 만들어 처형하였다. 앞장선 자들은 자코뱅당(Jacobins)의 로베스피에르(M. F. M. I. Robespierre) 일파였다. 이들은 중세 봉건사회를 청산하고, 새로운 합리적 세상을 만든다는 명분하에 반대파를 제거하는 피의 속청을 단행하였다. 

이에 대해 독일의 근대철학자 칸트(I. Kant)는 이성에는 순수성이 있어야 하며, 이성에는 신과 관련된 영원성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볼테르(F. M. A. Voltaire), 루소(J. J. Rousseau), 몽테스키외(Charles De Montesquieu) 등 계몽주의자들의 이성 이론에 대해 반박하였다. 칸트의 사상을 이어받은 자들은 철학에서는 헤겔(G. W. F. Hegel), 피히테(J. G. Fichte), 셸링(F. W. J. Schelling) 등이 있었고, 문학에서는 괴테(J. W. Goethe), 실러(Friedrich von Schiller) 등이 있었다. 그리고 역사에서는 헤르더(J. G. Herder)와 랑케(Leopold von Ranke) 등이 있었다. 이들은 프랑스혁명의 여파로 밀려오는 자유의 억압을 배척하고 민족과 종교의 전통성을 지켜나가야 할 뿐만 아니라 개성을 존중할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랑케는 “그것은 본래 어떻게 있었던가?(Wie es eigentlich gewesen ist?)”라는 유명한 말을 하였다. 이것은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있었던 그대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헤겔은 이성에는 객관성이 있어야 하고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이고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라고 하면서, 인류역사는 자유의 진보 과정이고, 자유에는 절대정신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는 둘로 양분되어 반세기 이상 미·소 냉전체제의 값비싼 대가를 지불한 이후에 탈 이데올로기의 시대에 돌입하였다.

공산주의자들은 그들의 이념을 실현한다는 명분하에 반이성적 행동에 의해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희생의 제물이 되었는지 말로다 표현하기 어렵다. 독선과 독단, 배타주의와 자기중심주의적 이념에 사로잡혀 죄 없는 무고한 인류들을 얼마나 많이 희생시켰는지 모른다.

인간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생명보다 이념이 앞설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공산체제를 이 땅에 실현한다는 명분하에 ‘고난의 행군시기’ 등을 통해 너무나 많은 생명을 희생시켜 왔음에도 불구하고 변한 것이 별로 없다. 

오늘날 세계사의 흐름을 되돌아볼 때, 공산주의 국가였던 베트남을 비롯한 인도차이나 반도의 국가들이나 쿠바 등 전 세계의 공산주의 신봉 국가들이 독선적 이념을 넘어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책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아직도 우리식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이념에 사로잡혀 ‘동굴의 우상’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원불변의 통치이념은 없다. 오늘날 4차산업혁명시대의 도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농업사회에 머물러 있으면서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오직 체제 수호를 위해 군사력 증강에 온 힘을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온 세계가 변해도 북한 공산체제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수호해야 하겠다는 비이성적 권력욕이 북한 주민의 생활을 계속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외고집을 버리고 ‘순수 이성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상식과 순리에 역행하는 자들은 역사의 무대에 결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제 북한은 냉철한 ‘순수 이성 정신’을 되찾아 상식과 순리가 통하는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을 해야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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