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여호와 앞에서 행한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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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노회 장로회》는 지난 5월 둘째 주일(5/14) 오후,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에 위치한 「시은교회(고성기목사 시무)」에서 순회예배행사를 가진 바 있습니다. 그날 「시은교회」 부교역자 ‘이세환(李世煥)’ 목사는 “여호와 앞에서 행한 것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전했는데 본문 《삼하 6:16~23》을 중심으로 군더더기 없는 복음의 말씀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오벧에돔》의 집에 있던 하나님의 “언약궤”를 다윗성에 안치(安置)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메시지의 핵심은 우리 믿는 신앙인들이 세상과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춤추고 찬양한 다윗처럼 여기 계신 모든 장로님들도 하나님의 선한 일을 감당하실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시선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으로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먼저 16절의 말씀을 보면 여호와의 “언약궤”가 다윗성에 들어올 때, 다윗이 그 앞에서 어린아이와 같이 기뻐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사울의 딸이며 다윗의 아내인 미갈이 다윗을 업신여기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다윗이 궁전으로 돌아왔을 때, 미갈이 다윗이 어린아이처럼 뛰며 춤을 춘 행동이 매우 천박해 보였다고 다윗을 비난합니다. 이때 다윗이 미갈에게 말합니다. “이는 여호와 앞에서 행한 것이니라.”

그렇다면 미갈의 말처럼 다윗의 행동이 정말로 천박한 행동이었을까요? 여기에서 우리는 이 사건을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미갈의 말처럼 다윗의 행실이 천해 보인 것은 미갈의 시선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에 가치를 두지 않고 세상의 권력과 지위에 더 큰 가치를 두고 다윗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미갈은 다윗의 행동을 믿음의 눈이 아닌, 세상의 눈으로 보고 판단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한 편, 다윗의 행동이 천박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언약궤”가 성안으로 들어올 때, 다윗이 뛰며 춤을 춘 것은 하나님의 “언약궤”가 예루살렘 성으로 돌아왔다는 기쁨의 감정을 억누를 길이 없는 본능적인 발로(發露)였습니다. 인간은 극한적인 기쁨이나 슬픔을 느낄 때, 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2002년 「서울월드컵」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했을 때, 온 국민은 기뻐서 춤을 추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선수가 8강, 4강에 진출하는 결정적인 골을 넣었을 때, 온 백성은 자신이 응원하고 있던 자리에서 낯모르는 옆 사람을 끌어안고 껑충껑충 뛰면서 춤추며 즐거워하고 기뻐하였습니다. 그때 우리는 옆 사람이 누군지, 내 사회적 지위가 무엇인지,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으며 꿈에도 그리던 4강 진출을 자축하며 서로 기뻐하며 뛰면서 춤추며 즐거워했던 것입니다.

당시 다윗의 모습은 마치 어린 아이가 부모 앞에서 아무런 부끄럼도 모른 채, 재롱을 부리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어린 아이는 부모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춤추는 일에 대하여 체면을 차리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부모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도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다윗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왕이라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언약궤”가 예루살렘 성 안으로 돌아오는 것에만 집중하였고 그런 가운데 그 기쁨의 감정을 춤으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다윗은 왕으로서의 권위를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의 백성의 한 사람으로, 겸손하고 낮은 자의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뻐 춤을 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윗은 “언약궤”가 예루살렘으로 들어오는 것을 마치 하나님께서 친히 예루살렘 다윗성에 들어오시는 것처럼 “언약궤”를 맞이한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도 다윗의 아내, 미갈과 같이 세상적인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배의 자리에서, 기도의 자리에서, 찬양의 자리에서, 섬김의 자리에서 권위의식을 가지고 체통을 지키고자 하며 체면을 차리려는 성도들이 있다는 말씀입니다. 바라건대 하나님을 경배하는 자리에서는 미갈이 아닌, 다윗의 모습으로 살아가시는 겸손한 하나님의 종들이 되시기 축원하는 바입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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