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바다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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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를 달래느라

밤새껏 바다는

그토록 잠을 숨긴 채

온 밤을 뜬 눈으로 보내고

새 아침을 맞는다.

환한 웃음을 보이며

솟아 오르는 밝은 얼굴을 내미는

온 바다를 보듬는

그 모습이 풍만한 여인의 가슴으로

모든 이를 포용함이 아름다워라.

육지에서 묻어 온

온갖 오염을 씻는

이 아침을 살라먹고

은비늘 번뜩이며

따사로이 내미는 손길이

때묻은 내 얼굴을 매만져 준다.

바다의 아침은

마음에 묻은

내 미움의 찌꺼기마저

신선한 바람으로 씻어 버림이

오늘이 나의 최상임을 느끼게 하여라.

해돋는 수평선 저 너머로

새 아침을 여는 반가운 햇살이

오늘처럼 돋아줬으면 바램이다.

마음은 저절로 맑아지고

더 넓어지는 가슴을 여는

새 마음으로 확 트이는

새날을 마음껏 호흡한다.

바다의 새아침에서

끝없이 바라뵈이는 꿈을 보면서

상처나고 찢겨진 날들을

훌훌 바람에 날려보내고

돛단배 되어 먼 항해를 기약해 본다.

<시작(詩作) 노트>

지루하고 찌뿌둥한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바닷바람을 쐬러 모처럼 동해안을 찾았다. 몇시간 운전한 피곤을 풀면서 바닷가에 여장을 풀고 파도소리를 자장가로 삼고 피곤을 잊은 채 하룻밤을 푹 쉼으로 보내니 마음까지 시원하다. 아침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모래사장을 밟으며 걸었다. 촉감이 역시 큰 위로가 된다. 이제는 모래를 방석으로 삼아 해돋이를 보려고 한참 기다렸다. 바다의 아침은 낭만이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에 그림을 그리듯 파도의 출렁임을 타고 솟아 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달덩이 같은 밝은 얼굴을 맞으니 속까지 다 후련해진다. 바다의 아침은 이래서 사람들이 찾는가보다. 동해의 바다는 맑고 출렁이는 파도가 힘차 보인다. 바다의 아침은 해돋이로 흐뭇함을 느낀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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