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마지막 하고싶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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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광복절에 현직 대통령의 부모로는 두 번째로 윤석열 대통령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타계했다. 평소에 매우 엄했지만 자상하고 원칙대로 살면서 깨끗하고 신사다운 인격자였던 성품대로, 아들이 낭독하는 광복절 경축사를 TV 중계를 통해 몹시 흡족한 마음으로 즐겨 보다가, 경축식을 끝내고 부지런히 병원으로 찾아온 대통령인 아들을 보면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였다. 알려진대로 그는 임종에 임박해서는 입버릇처럼 대통령인 아들에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편안하게 생애를 마치었으니, 그의 평소 소신대로 만족스러운 장부의 일생을 유감없이 누리고 깔끔하게 영면했다. 비록 아들이 대통령이어도 특별 대우를 받기보다는 보통 시민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사회생활에서 돈으로 인해 야기되는 폐단을 잘 알기에, 돈에 관해서는 평범한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때로는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지닌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기에 그가 그토록 원했던 아들이 검사로 임관되었을 때에 그가 한 첫마디가 ‘부정한 돈을 받지 말라’는 것이었으며, 윤대통령은 이런 아버지의 당부의 말씀을 그대로 순종한 잘 자란 아들이었으며, 일생동안 아버지를 자신의 제일가는 멘토로 삼았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윤 교수는 공주농고를 거쳐 1956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한일 수교 직후인 1967년에 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1호로 선발돼 일본 히토쓰시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1968년 귀국후 연세대 상경대 교수로 부임후 1997년에 정년퇴임 후에는 명예교수로 얼마 전까지 연구에 정진했다. 고인은 한국통계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냈고, 2001년에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선정됐다.

사실 이번 윤기중 교수의 사망으로 그의 인생관을 알았고,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알고 그의 인생관이 무엇이었나를 알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삼은 것도 사실이다. 그는 비록 나와는 학과도 다르고 다녔던 시기도 다르지만, 지금처럼 복잡하고 많은 학생이 다니던 학교가 아닌 옛날에 우리들이 낭만과 꿈을 키웠던 아름다운 캠퍼스를 함께 공유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그곳에서 그는 우리가 지금 아는대로 고고한 인품을 수양했다. 그러기에 이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뒤늦게나마 지금이라도 나의 남은 인생을 정리하고 다듬어야 하는 필요성을 생각해보았다. 먼저 예수께서 십자가상에서 하신 마지막 말을 생각해본다. 그는 목마르다 하신 후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셨다고 성경은 알려주었다. 그의 임무를 충실하게 마치신 것이다.

나도 비록 부족한 아버지였지만 두 아들에게는 반듯하게 자라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음이 지극히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면서 새롭게 변화되는 기계문명에 부합하지 못해서 생기는 어려움을 앞서서 해결하는 내조를 하면서도 55년을 함께 살면서, 언제나 웃음으로 응원해주고 그래도 부족한 남편을 존중하고 아껴주는 아내가 있음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아울러 언제나 어울리고 함께 함으로 즐겁고 화목하게 보낼 수 있었던 많은 이웃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나를 지켜주신 하나님을 향한다. ‘감사합니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마지막 한마디 말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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