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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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다루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는 시기에는 개혁이나 변화를 성급히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1517년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의 후배들인 그리스도인들은 10월 이 시기가 되면 개혁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레 한 번쯤 고민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 개혁을 그리스도인의 믿음 생활과 연관해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믿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입니다. 어느 개인이 성경적 믿음을 갖는다고 할 때 그것은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됨을 의미합니다. 나와 세상,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는 것이 믿음입니다. 지금까지 내가 바라보던 나의 관점을 성경을 따라 다르게 바라보는 삶이 믿음의 삶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았을 때 보인 태도가 무엇입니까? 자신들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주님을 따르는 선택이었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습니까? 다른 관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점의 변화는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관점이 바뀌면 다르게 바라봅니다. 중요하던 것이 덜 중요하고, 사소해 보이던 것이 중요해 보이는 것입니다. 개혁이나 변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놓치고 있던 것을 붙잡고, 놓아도 될 것을 놓는 것입니다. 그것은 관점이 변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어린아이의 일은 어른의 관점이 생기면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믿음은 우리에게 새로운 눈을 가져다줍니다. 그렇게 믿음을 소유한 이들은 새롭게 바라보는 힘을 얻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관점이 바뀌면 다르게 선택합니다. 민수기 13장 이하의 가데스바네아에서 가나안땅을 정탐하러 갔던 12명의 정탐꾼은 모두 같은 상황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러나 10명은 부정적인 보고를, 2명의 정탐꾼은 긍정적인 보고를 해 다른 영향력을 끼칩니다(민 14:1-3). 구체적인 내용을 떠나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납니까?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같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합니다. 10명은 하나님을 배제한 인간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여호수아와 갈렙은 동일하게 바라본 그 가나안의 상황을 하나님의 약속을 바탕으로 해석합니다. 그러니 다른 선택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관점이 바뀌면 다른 인생을 삽니다. 다윗의 평생소원은 하나님께 성전을 지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럴만한 물적, 인적, 재정적인 준비도 마쳤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 일을 막으셨습니다(대상 17:4). 평생의 숙원사업이었지만 다윗은 성전건축을 포기합니다.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지 않으시기에 그렇게 결정하고 따라갑니다. 왜 다윗은 그렇게 행동합니까? 다윗에게 바른 가치는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관점이 있기에 그는 다른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거창한 주제인 것처럼 보이는 개혁과 변화는 사실 작은 관점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되고 자라나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런 관점의 변화를 매일,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받는 사람들입니다. 다시 하나님의 말씀 앞에 정직하게 자신을 비추어보고, 공동체를 점검해가면 오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개혁과 변화가 무엇인지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눅 6:45) 어떻게 새롭고 바른 관점이 생깁니까? 사람은 선한 것을 쌓으면 그 쌓은 것으로부터 선을 내고, 그렇지 않으면 악한 것이 나온다고 합니다. 좋은 관점은 좋은 것을 담을 때 나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개혁과 변화를 위해 다시 하나님의 것을 담아가는 씨름을 해야 합니다.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는 몸부림을 기대해봅니다.

권오규 목사

<계산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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