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음세대 복음적 영향력 길러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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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교단의 큰 자랑 중의 하나는 기독교학교를 가장 많이 지닌 교단이라는 점이다. 1886년에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인 언더우드에 의해 설립된 경신학교를 비롯해 200여 개의 기독교학교들이 본 교단에 속해 있다. 지난 130년 동안 이 땅의 기독교학교들은 일제의 탄압을 비롯한 온갖 역경 속에서도 기독교교육의 사명을 감당해 왔다. 지난 1974년 고교 평준화 이후에는 사립학교의 존립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선발권, 교육과정편성권, 등록금책정권 등이 박탈당함으로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근래에는 사교육비 경감 등을 이유로 자사고를 폐지하고, 자사고 폐지 정책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서울시 교육감의 정책으로 인해 기독 자사고들이 위기 속에 처해 있기도 하다. 기독교학교의 과거의 역사도 험난하고 현재도 어렵지만 미래는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소위 공교육이 강화되면서 사립학교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고, 아동 인구의 감소 및 기독교인 인구의 감소로 인하여 충원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반기독교적 사회정서는 기독교교육을 위축시키고 있다.

기독교학교가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독교학교 내부적으로 뼈를 깎는 듯한 변화의 노력이 요청된다.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은 전통적인 예배를 드리거나 과거의 종교수업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의 보다 근본적인 의미는 ‘복음적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음적 ‘영향력’은 학교나 교사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의미한다. 학생들에게 복음적 영향력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접촉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복음과 학생의 삶의 자리를 연결시키는 것이 기독교교육이라고 할 수 있고, 기독교학교는 그런 기독교교육적 노력을 통해 학생들에게 복음적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그런데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을 복음적 영향력으로 이해한다면 기독교학교에서의 기독교교육은 예배나 종교수업으로 제한되지 않는다. 모든 교과목의 가르침을 통해 기독교적 영향력이 끼쳐질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예배와 종교과목이 충실히 이루어지더라도 각 교과목의 가르침에 있어서 무신론이나 반 기독교적 가치관에 의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복음적 영향력은 심각히 감퇴될 수밖에 없다. 교과목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이 가능할 때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이 보다 강하게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존경하는 한경직 목사는 기독교학교만을 다니신 분이다. 그는 평안도 간리에서 태어나 그 동네의 자작교회가 세운 진광 소학교라는 기독교학교를 다녔고, 그 후에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설립한 오산학교라는 기독교학교를 다니게 된다. 한경직 목사의 삶에 가장 영향을 미친 교육은 오산학교에서의 교육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오산학교에서 만난 고당 조만식 선생의 영향은 가장 크게 받았다. 고당의 강의만이 아니라 그 분의 삶이 교육이었고, 오산학교라는 공동체를 통해 복음적 영향력을 받은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회적 상황과 교육제도와 구조 속에 처해 있지만, 기독교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이 다시금 기독교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게 된다면 오산학교와 같은 복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하나님 나라의 일군들을 배출하는 기독교학교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학교 교사가 신앙과 교과를 통합할 수 있는 전문성을 지녀야 하며, 교사의 영성과 인격이 학생들에게 복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기독교학교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 교사가 기독교학교인 셈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교사를 통해서 기독교학교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학교의 경영이나 행정이 학생들에게 복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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