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옛사람들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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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잡으러 가는 자는 토끼에 대해 눈길 주지 않는다’(逐鹿者不顧兎)는 말이 있다. 한정된 체력과 재력과 노동력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을 때 우선순위를 정해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 무엇에 더 힘을 투입할까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경에도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Steep your life in God-reality, God-initiative, God-provisions, Don’t worry about missing out, you’ll find all your everyday human concerns will be met) 성경이나 불경 등 종교적인 전범(典範)에서 일상생활의 정도(正道)와 원리(原理) 또는 법도(法道)와 윤리지침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인류 문명의 지혜를 얻기 위해선 서양의 그리스·로마 시대의 철학자와 사상가 들의 어록을 배우거나 동양의 공자, 맹자, 장자, 노자 및 한비자 등의 교훈을 통해서 배울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보다 먼저 이 세상을 살아 본 선배, 스승, 현인들의 한마디 핵심(엑기스) 교훈들도 커다란 도움과 안내가 된다. 그래서 중국고사(中國故事) 몇 개를 찾아보기로 한다. ①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란 말이 있다. 승승장구하고 만사형통할 때 보지 못하던 것을 내리막길에서 새로 발견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하늘만 보면 땅이 안 보이는 법이다. 스포츠 선수들이 챔피언이 되기까지 매우 어렵지만, 그 후 챔피언 자리를 지켜내기는 훨씬 더 어렵다. 챔피언 등극까지는 싸워 이길 대상이 하나뿐이지만, 방어를 위해선 여러 명의 도전자를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취임할 때보다 퇴임할 때가 더 중요하고 진짜 평가는 그가 퇴임한 후 몇 년이 지나야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유행가 가사 중에 진리가 되는 말에 “있을 때 잘해”와 “때는 늦으리”란 말이 있는 것이다. ‘나라나 사업이나 처음 세우기는 쉬워도 그것을 유지하는 일은 어렵다’ 초당(初唐)의 태평성세를 가리켜 흔히 “당초(唐初) 3대의 치(治)”라 한다. 정관의 치(貞觀之治/태종 627-649)와 영휘의 치(永徽之治/고종 650-655)와 개원의 치(開元之治/현종 713-734)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시대에는 황제(요즘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사치를 경계하고 현신(훌륭한 장·차관과 비서)을 잘 써서 천하가 잘 다스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태종(太宗)의 정관의 치는 후세에 두고두고 교훈과 모범이 되고 있다. 백성들은 “길에 떨어진 물건도 주워 갖지 않고, 도둑이 없어 상려(商旅)들이 안심하고 야숙(野宿)을 했다.” 할 정도로 사회가 평화롭고 안전했다. 태종이 군신들과 함께 정사를 논한 말을 모아 「정관정요/貞觀政要」를 펴냈는데 대통령이나 장·차관들의 필독서로 여겨진다. 정관 초기에 결단력이 뛰어난 두여회(杜如晦)와 정책을 기획하는데 뛰어난 방현령(房玄齡)이 명콤비가 되어 좌우의 대신들을 도왔고, 강직한 위징(魏徵)이 비서감장(秘書監長)을 맡고 청렴결백한 왕규(王珪)가 시중(侍中)을 맡아 태종의 국사 운영을 잘 보필해 주었기에 태평성대가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정도의 심지와 지혜가 출중한 참모들이 모였다면 대통령의 지지도가 항상 60% 이상 유지될 수 있었을 것이다. 태종과 신하(충신)들의 국정 운영에 대한 대화 한 토막을 들어보자. 어느 날 태종이 왕규(王珪)에게 “그대는 방현령(房玄齡) 이하 여러 신하들과 비교해서 어떠한 사람인가?” 하고 묻자 “부지런히 나라를 받들며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 점에서는 방현령(房玄齡)에 미치지 못합니다. 문무(文武)를 겸비하여 안에서는 재상, 밖에서는 대장 노릇을 하는 점에서는 이정(李靖)을 당할 수가 없습니다. 군주(대통령)가 요순(堯舜)과 같지 않음을 부끄럽게 여겨 간쟁(諫爭/간절히 제안, 충고하는 일)을 자기의 사명으로 삼는 점에서는 위징(魏徵)을 따를 수가 없습니다.” 이런 참모가 있으면 어떤 왕(대통령)도 성공할 수 있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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