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한국인의 기(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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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내린 중국 베이징 겨울올림픽이야기다. 쇼트트랙 1000m 준결전 경기에서 황대헌 선수가 1, 2위로 앞서가던 중국 선수 2명을 추월하자 반칙이 선언되고 실격되었다. 이에 한국인은 물론 온세계가 올림픽마저 중국몽(夢)으로 오염되었다고 규탄했다. 중화세계제국(中華世界帝國) 추진의 중국(시진핑) 패권몽에 대한 규탄이었다. 그런데 누구보다 실의에 빠졌을 황대헌 선수 자신은 기자들의 회견 요청에 ‘나중에 얘기할게요’라는 말 한마디만 던졌다. 그리고 이틀 후 1500m 경기에서 그의 실력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그는 뒤쪽에서 기회를 엿보다 순식간에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9바퀴를 계속 선두에서 달렸다. 그는 마지막 바퀴에서 극한의 질주를 하는 듯 다리가 후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담대함! 그것은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인의 기(氣)다. 이런 일련의 북경 쇼트트랙 사건에 문재인 정부는 침묵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라고 부르고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했다. 문재인 정권 초대 주중 대사 노영민은 시진핑 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하면서 ‘만절필동(萬折必東·황하가 만 번 꺾여도 반드시 동쪽으로 흐른다)’이라는 중국 고사를 언급했다. 이말은 중국 천자에게 바치는 제후국(번방·蕃邦)의 충성 맹세로서 명나라 멸망 수백년 후에도 만동묘(萬東廟) 제사로 명을 기리던 조선 성리학자들의 비굴한 중화주의다.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대중국 2000년 종속 역사의 질곡(桎梏)을 끊고 우뚝 서는 일이다.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이익 관계는 최대한 살리되, 한국(인) 무시, 한국의 내정(內政) 간섭 등 주권침탈엔 단호히 맞서야 한다. 

신라 삼국통일전쟁에서 백제가 패망하자 당(唐)이 난데없이 새롭게 대군(大軍)을 이끌고 신라를 삼키려 할 때였다. “적(敵)이 무도하게 이리와 범이 되어 우리나라를 침노하니 편안한 날이 없습니다. 어른께서 방술(方術)을 가르쳐 주십시오…”(삼국사기 참조). 신라 소년장수 김유신이 석굴에 들어가 기도할 때 나타난 도사에게 간청한 말이다. 마침내 김유신 장군의 결전의지(決戰意志)에 꺾여 당나라 원정사령관 소정방은 철군한다. 당나라 황제 고종이 국문한다. “어찌하여 신라를 정벌하지 아니하였는가?” 소정방의 책임에 대한 힐문이다. “신라는 임금이 어질어 백성을 사랑하고 신하는 충의로 나라를 받들고… 비록 나라는 작더라도 감히 도모하기 어려워 정벌하지 못하였습니다.” 소정방의 대답이었다. 김유신의 담대함을 의식하고 하는 대답이었다. 현대버전으로 풀이하면 “대통령 이하 국민들이 용기(勇氣)있고 굳게 단결함으로 대국(大國)의 힘만 믿고 밀어붙인다고 될 일이 아니었습니다”란 대답이었다. 황대헌 선수의 담대한 용기는 2000여 년 전 김유신으로부터 이어진 것이리라! 그렇다! 우리 민족은 담대한 정기(精氣)민족이다.

1894년 영국 지리학자 비숍 여사는 한국과 연해주 지방을 답사한 후 그의 저서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urs)」에서 “공손한 민족 그러나 강인하고 잠재된 에너지를 담대하게 분출할 수 있는 민족… 조선(Korea) 남자들의 터프한 남자다움은 영국 남자와 같았다”는 요지의 소개를 했다. 사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결코 중화(中華)에 굴하지 않고 독립된 기(氣)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신라뿐 아니었다. 고구려는 수(隋)·당(唐)과 50년, 고려는 요(遼)와 26년, 원(元)과는 40년 전쟁을 하면서도 끝내 굴하지 않았다.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신형무기로 무장한 군사대국이었던 일본군을 패주까지 이르게 했다. 박정웅 저서 「이봐, 해봤어」에 주인공 현대중공업 창업자 정주영과 세계적인 경영 석학 피터 드러커의 환담 장면이 나온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인 정주영과 세계적인 경영석한 피터 드러커와 대담 모습! 피터 드러커가 초졸 학력의 정주영에게 더 존경을 보냈다. “강한 기업은 기업가의 강한 정신 소산물이지요!  피터 드러커는 불확실성에 담대히 도전하는 정주영 씨의 정신력(氣)에 고개 숙여 존경을 표시했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으로 아비규환이다. 「평화 원한다~」 러시아에 읍소를 해 오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실의에 빠져있는 사진이 세상을 뒤덮고 있다. 차제에 한국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 출마자들에게 묻노니 당신들은 담대한 한국인의 기(氣)를 가지고 있는가? 출애굽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두려워하지(氣죽지) 말라!’ 여호와 하나님이 계속 당부한 말씀이다.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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