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따뜻한 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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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같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일생동안 기 한번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온 사람이 있었다. 사업적으로 성공했고, 많은 사람에게 존경을 받는 남편은 매우 가정적이어서 어디 나무랄 점이 없는 좋은 사람이었는데, 함께 사는 어머니께는 대단한 효자였다. 그런데 이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만은 호랑이 같은 못된 시어머니였다. 그러기에 평소에 이런 사정을 남편에게 하소연했지만 정통적인 한국적인 사고에 사로잡힌 남편에게는 통하지 않아, 이것이 자신의 운명인 줄 알고 그냥 순종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도 손자를 둔 할머니가 되었는데도 이 고약한 시어머니는 남들 앞에서는 자애로운 시어머니 노릇을 하면서 며느리한테는 고약하게 굴었고, 더욱이 이 시어머니의 비호를 받는 시누이의 부화뇌동하는 처사는 참기가 어려웠다. 그랬던 시어머니가 병으로 한동안 고생하다가 사망하기 전에야 ‘네가 진정 내 딸같이 나를 잘 봉양했는데 못되게 굴었음에 용서를 빈다’고 며느리에게 참회하며 용서를 빌고 운명하였을 때에, 그래도 시어머니의 진심이 엿보여서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독사는 물을 마시고 독을 만들지만, 젖소는 같은 물을 마시고는 우유를 만드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렇게 세상에는 교활한 사람은 자신의 얄팍한 지식을 통해 남의 잘못을 찾아 힐난하기를 즐기지만, 덕스러운 사람은 마음속의 눈으로 남의 좋은 점만을 찾아 칭찬하기를 즐기는 것을 우리는 안다. 2차 대전 시절 히틀러는 그의 장기인 연설을 통하여 젊은이들을 교육하여 그들의 분노와 적개심을 결집하여 세계를 향해 광란의 전쟁을 수행하게 충동질하였다. 반면 영국의 처칠은 영국인들에게 낙담하지 않고 참는 힘과 용기를 주어 승리하게 하는 원동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2차 대전이 히틀러의 독일에게 승산이 있어 보이는 1940년 5월에 그는 영국의 수상을 계승하는 연설에서 “지금 나는 피와 수고와 눈물, 그리고 땀 밖에 없습니다”라며 결연하게 자신의 각오를 밝혔을 때 국민들은 열광하며, 일치단결하여 기적 같은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덕 있는 사람은 바른 말을 하지만, 말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공자의 말은 수많은 말들이 횡행하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모두가 수긍할 말이다. 이는 특히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어제의 여당이 오늘의 야당으로 바뀌면서 일어나는 일들은 구태여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더욱이 보통 정권이 바뀌면 당장 얼마동안은 ‘허니문 기간’이라 해서 여야협치를 이루는 것이 하나의 관례였는데, 여야구별 없이 정책대결이 아닌 꼬투리 잡기에 혈안이 되어 흠집 잡기에만 매달리니, 민생은 제쳐두고 얄팍한 말장난으로 세월을 낭비하는 현실이 아쉽다. 

그렇지만 이런 사회의 어두운 사실을 들추어내기에 앞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계에도 부끄러운 일면이 있음을 자백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외양적인 호화로움과 거대함에 신경을 쓰는 면이 있는가 하면, 교회 내에서 오고가는 대화에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말의 힘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이 느껴진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목회자의 설교에서도, 사랑이 빠진 세상학문의 느낌이 느껴지기도 한다.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실 때에 예수께서는 진정으로 회개하는 강도에게 하신 ‘내가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하신 따뜻한 말씀이 진정으로 와 닿는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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