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대적 소명 발견하는 장로교인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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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4일은 ‘총회주일’이다. 1912년 9월 1일 평양경창문안여자성경학원에서 제1회 총회를 개최, 정식 출범한지 올해로 110주년을 맞았다. 한국 장로교회의 역사는 1885년 미국 북장로교회 파송 언더우드 선교사의 입국으로 공식 시작됐다. 이로부터 22년 만인 1907년에 최초 7인의 한인 목사 안수와 함께 독노회(獨老會)가 조직됐다. 이로부터 7년 뒤 제1회 총회가 열렸는데 교세는 7개 노회, 12만 성도, 총대 구성은 목사 52명, 선교사 44명, 장로 125명 등 총 221명이었다.

110년의 세월 동안 우리 총회는 하나님 은혜 가운데 큰 성장을 경험했다. 69개 노회 산하에 9,341개 지교회가 있고, 비록 지난 10년 간 50만 이상의 성도가 감소하는 아픔을 겪고 있지만, 현 교세는 총회 출범 당시와 비교해 보면 20배 규모에 달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더욱 거세지는 세속화 물결과 출산률 급감 등 미래를 낙관하기 힘든 온갖 사회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지구촌 전체로 보았을 때도 재난의 단계로 돌입한 기후 위기가  우리의 일상, 골목길까지 닥쳐와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코로나 팬데믹도 제한, 격리, 금지 등 21세기 문명 사회에서 경험하기 힘든 물리적 제약과 함께 사회혼란과 경제 위기를 몰고 왔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공포와 위험으로 일상이 흔들리고 관계가 뒤틀어지는 현실까지 경험하고 있다.

사면초가와도 같은 위기 속에서 본질과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우리 교단 총회에게 총회 주일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첫째, 오늘날 우리를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여러 위기와 재난 상황이 결코 처음 겪는 일은 아니라는 점을 되새기게 한다. 지난 세기 초 민족과, 신생 한국교회가 당면했던 현실은 일제 강점, 한국 전쟁 등 오늘과 비교해 결코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고난과 역경은 크기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대하는 교회와 성도들의 자세이다. 더 연약했지만 극심한 고난 중에서도 민족을 염려하고 사랑했던 초대교회는 세상마저 교회를 희망의 공동체로 여기게 만들었다. 

둘째, 지난 110년 총회 역사 가운데 한 알 밀알같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족을 위한 고난을 십자가의 길로 여기며 감당했던 수많은 목사와 장로 그리고 성도들을 기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시대의 소명을 생각하고, 불의에 저항하고 개혁에 몸 바치며 장로교 신앙과 전통을 지켜왔던 이들의 헌신이 없이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열매들은 결코 맺어질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셋째, 총회주일을 맞으며 ‘지금 이곳에서’ 우리를 부르고 계신 주님의 뜻과 시대적 소명을 발견하는 장로교인이 되어야 한다. 작금의 생명을 위협하는 온갖 문화는 과거 거대악, 구조적 문제보다 훨씬 우리 삶에 밀착되어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에 맞서 치유화 화해, 회복을 꿈꾸는 일은 장로교인으로 각성하여 사명을 좇는 교회와 성도들의 실천과 노력을 통해 현실화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이 일어날 때 회복을 향한 반전의 은혜가 주어질 것이다.

9월 4일 총회주일 동참, 총회 산하 전국교회가 지체임을, 시대적 사명에 부름받은 사명공동체임을 보여주는 첫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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