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은퇴 장로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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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2월 21일 주일 오후에 교회에서 은퇴식을 가져 지난 28년 동안 나를 옥죄며 긴장시켜온 ‘시무 장로’에서 헤어났다.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중압감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어느 정도 타성에 젖어 나의 신앙생활이 정제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면서 막상 은퇴식을 거치면서 이제는 명실공히 은퇴 장로가 되면서 지나간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빠르게 회상된 것도 사실이었다. 

지난 1986년 1월 5일에 장로에 임직되면서 주님의 충실한 청지기로 헌신할 것을 다짐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동안의 나의 행적을 살펴보면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러기에 은퇴 장로가 되면서 이제부터라도 갖춰야 할 태도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먼저 교회일 특히 당회에서 논의되는 일에 대해서 너무 성급하게 그리고 깊이 알려고 하지 말고, 교회의 공식적인 광고를 통해 아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특히 당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항에 대해 선임자의 지혜랍시고 구하지도 않았는데 자청해서 의견을 내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기로 했다. 특별히 당회장의 목회 방침에 반해서 나의 의견을 피력하는 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여겼다. 이제는 더는 시무장로가 아닌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또한 그동안 터득한 교인의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핀잔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했다. 오히려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인들을 찾아 위로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은밀하게 강구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여겼다. 특히 교회의 어른으로서 위임목사에 대한 비판이나 험담은 절대적으로 하지 말아야 했다. 쉽게 표현해서 ‘끈 떨어진 연으로 행세하는 마음’을 유지해야 했다. 이제는 교회를 치리하는 당회원이 아니기에, 교회의 어른으로서 조신하게 처신하면 교인들이 계속해서 ‘장로’로 예우해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처음은 예배를 비롯해 참석할 수 있는 각종 모임에 충실하게 참여하는 일이라 여겼다. 그리고 교회에서 만나는 교인들에게 가능하면 자애로운 자세와 편안한 얼굴로 내가 먼저 인사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회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줍거나 필요 없는 전등을 끄는 일 같은 자질구레한 일이라도 하는 마음을 갖기도 했다. 그럴 일이 별로 없지만  혹시라도 나의 지혜를 필요로 하는 요구가 있으면, 열심을  다해 응답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특히 교회에서 만나는 어린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예전 우리가 젊었던 시절에 우리의 자녀들을 교회의 어른들이 귀엽다고 대했던 상상처럼, 너무 내 본위로 대하면 안된다고 여겼다. 가능하면 어린아이들이 웃는 얼굴을 보는 것으로 행복을 느끼고, 때로는 까르르 웃는 소리에 기쁨을 느끼며 그들의 천진난만한 눈동자에서 사랑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너무 내 욕심만 차려 ‘볼을 만지는 행동’은 이제는 더 이상 보기 좋은 행동은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근엄한 자세를 버리고, 가볍고 편안하게 교우들과 인사하고 대화하고, 농담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편안한 사람으로 대접받기를 원한다. 교회에 나오는 교우들 가운데는 경제적으로, 또는 건강문제나 남에게 알려지기 싫은 어려운 문제로 고민하는 교인들이 많이 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어떤 실질적인 위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한 명의 ‘은퇴 장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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