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사랑과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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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인류에게 내리신 가장 큰 재앙은 아마도 노아의 홍수일 것이고 인류 역사상 스스로 일으킨 최악의 재앙은 80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이겠다. 전쟁의 살육과 파괴와 공포가 5, 6년 동안 계속되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비극으로 몰아갔는데 그때 최전선에서는 벗어나 있으면서 이민족의 지배로 고난을 겪은 우리 민족은 뒤이어 일어난 한국전쟁으로 3년 넘게 극심한 고통을 당했다. 그리고는 오늘에 이르도록 우리는 전쟁의 위협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다. 

10개월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우리는 전쟁이 왜 일어나는 것인지를 깨닫는다. 러시아의 푸틴, 독일의 히틀러 그리고 북한의 김일성에 공통한 것은 이들의 과대망상 편집증이고 이를 부추기는 것은 그들을 지도자로 삼은 백성들의 집단적 우월감과 지배욕이다. 거꾸로 지도자의 선동이 국민에 광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런 병적 요인은 모든 국가사회에 스며들어 있기에 전쟁과 분쟁은 지구상 여러 곳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또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지탱해 온 도도한 힘이 있음을 확인한다. 악을 악으로 파악하는 이성과 양심이 있고 나의 고통으로 남의 고통을 대신해주려는 희생정신이 있고 모든 것을 덮는 사랑의 마음이 있어 이로 인해 전쟁의 죄악으로부터 세상의 질서와 화평이 복원된다. 하나님이 택한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선한 것들이 나타나고 이런 은총을 입은 사람들이 감사의 말과 행동으로 이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고 우리들 신앙인은 생각한다, 

해가 바뀌는 때에 사람들은 여러가지 것들에 감사한다. 그런데 그중의 상당부분은 상대적인 감사임을 본다. 쉽게 우리는 코로나-19의 재앙 속에서 나는, 우리 부부는 이 역병에 걸리지 않았음을 감사하곤 하는데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확진을 받아 격리의 괴로움을 겪고 끝내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 복음서의 바리새인처럼 따로 기도하길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의 바리새인들은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들과 같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을 입어 전쟁의 폐허로부터 스스로 일어나 산업화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자유민주 체제를 달성하게 되었음을 자랑하며 감사를 드린다. 그런데 웬일인가, 어찌해서 우리 사회가 이토록 이기주의와 갈등으로 치달으면서 ‘내로남불’이라는 희한한 비속어가 세계인들이 다 알만큼 보편적 행동강령이 되었을까. 전쟁의 위협아래 장기간 살아온 데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인가? 

세계대전 후 최악의 역병이 3년을 끌면서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 수에 육박하는 인명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여기서도 우리나라는 질병에 ‘비교적’ 잘 대처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자부하는데 이래서는 하나님의 긍휼을 구할 수 없다. 전쟁이나 역병 같은 재앙과 싸우면서 사람들은 참으로 귀한 정신적 인자들을 자신의 깊은 곳으로부터 찾아내고 표출해 그 힘을 가지고 이전보다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성과 양심과 희생의 마음 그리고 아무것도 따지지 않는 사랑이며 진정한 감사의 말과 행동이 사회의 모든 소통수단을 통해 이를 표현하고 전달해야 한다.

2023년에 코로나 팬데믹이 물러가는데 발맞춰 온 누리에 널리 화평이 펼쳐지기를 소망한다.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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