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부활을 기다리는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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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고독이 되어버린 긴긴 공허함의 터널을 지나 이제 사순절의 끝이 다가옵니다. 당신의 십자가를 생각하면 땅이 꺼지는 슬픔으로 가득하지만 이제 부활을 기대하는 하늘같은 희망이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생각하면 세상의 속한 욕심을 버릴 수 있습니다. 매일의 고난과 역경의 의미가 축소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당신의 십자가의 사랑은 우리를 헌신과 충성 속에서 행복하게 만듭니다.

당신의 손과 발의 못 자국 앞에서 세상의 부귀도 명예도 행복도 재해석되어 우리 마음의 한 구석에 정리됩니다. 찰거머리 같은 고질병들이 당신의 피에 의해 치유되고 우리는 영육 간에 자유함을 얻습니다. 이것이 당신이 말씀하신 진리 안에서의 자유인가봅니다.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것을 가진 풍요함, 답답한 일이 있기는 하나 좌절하지 않는 인내,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결코 포로가 되지 않는 긍정의 생각, 그 하나하나가 당신의 십자가로 보증하신 사랑 때문입니다.

사랑만 있으면 내일 일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신의 십자가와 부활은 오늘 우리의 광야 생활에 불기둥과 구름기둥입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당신의 사랑을 보면서도 왜 그리도 불평이 많고 원망이 많고 만족이 없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들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거울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과거나 현재의 삶에 감사보다 불평이 더 많으니 이 어찌된 일입니까? 사랑을 받은 자가 가져야 할 후한 마음은 어디 가고 매일 싸우고 우기고 미워하고 죽이는 일만 했으니 우리는 당신의 눈에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이제 우리가 점점 다가오는 부활의 영광의 빛을 마음에 담을 수 있겠습니까? 그 부활의 기운에 휩쓸려 우리의 마음이 환해지고 온유해지고 화목해질 수 있겠습니까? 부활 잔치에 예복이 없어 쫓겨남을 당하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이 모습 이대로 받아달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염치가 없고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우리 모두가 당신의 부활을 기대하고 환영하고 기뻐합니다. 당신의 부활 때문에 가슴이 설레입니다. 당신의 부활은 신비 그 자체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의 이유이고 결론입니다. 부활의 주님을 이 어둡고 혼탁한 세상에서 고대합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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