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총회 제정 기독교대학주일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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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회 총회는 기독교대학의 중요성을 고취하고자 ‘총회산하 기독교대학주일’을 지키기로 결의하고 8월 둘째 주일을 ‘기독교대학주일’로 지킨다. 금년은 8월 13일에 ‘기독교대학주일’을 지키게 된다. 총회 산하 기독교대학으로는 숭실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한남대학교, 계명대학교, 연세대학교, 계명문화대학교, 서해대학교, 광주보건대학교, 전주기전대학교, 예수대학교, 선린대학교 등 11개의 기독교대학이 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 땅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러 온 선교사들은 영-혼-육의 통전적 신앙, 통전적 구원을 중시하였음을 볼 수 있다. 영적 구원을 위한 복음 선교와 함께 육체적 구원을 위한 기독병원 설립, 그리고 정신 및 혼의 구원을 위한 기독학교 설립에 진력하였다. 근대사를 고찰해볼 때, 기독교 신앙의 토대 위에 설립된 많은 대학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독교 신앙의 창학정신이 약해져감을 볼 수 있다. 어느 대학이나 창학정신을 잃는다는 것은 그 대학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다. 대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그리고 시대적 책무 감당을 위해 창학정신을 확충하고 보완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창학정신의 근간과 본질을 놓치면 자신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건학이념, 창학이념에 부합하는 기독교 세계관, 사회관, 인간관을 구현할 수 있는 커리큘럼, 채플, 선교 및 봉사활동, 동아리 및 문화행사를 적극 권장함으로써 보다 숭고하고 깊이 있는 가치관을 추구해나갈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다원화되고 상대화된 세계 속에서 어느 한 개인이나 기관의 헌신과 열정만으로는 기독교적 가치를 추구하기가 쉽지 않다. 기독교대학들은 서로 연대, 유대, 연합 행사 등을 통해 서로에게서 수월성, 창의성, 다양성, 참신성을 배움으로써 상호 도전과 상호 비옥화를 추구해나가야 한다. 초개인화와 함께 네트워크 및 블록화가 가속화되는 탈근대적 도전에 부응하여 총장 및 보직자, 교수 및 교직원, 동문 및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대학들의 연대, 유대, 연합행사는 일반대학들이 흉내 내거나 시도하기 어려운 공동의 가치, 공동의 목표를 추구해나가는 센터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의 교목들과 교목실이 일종의 중심축과 허브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커리큘럼, 채플, 문화행사 등을 서로 공유하고 우수 사례를 발표하고 시상하는 모임을 통해 창학정신 및 기독교 정신을 적극 독려할 수 있다. 국가적 재난이나 어려움 앞에서 기독 학생 및 교수들의 모범적 봉사와 헌신을 각 대학 단위를 넘어 ‘기독교대학연합’의 이름으로 수행할 때, 사회적 기여는 물론이고 기독교대학의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각 대학으로서는 불가능하거나 미미한 일도, ‘기독교대학연합’으로 뭉치면 가능으로 바뀔 뿐 아니라 큰 임팩트와 지속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각 대학이 처한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이러한 연합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기독교 신앙 및 가치관이 고등교육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자각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참된 앎과 참된 진리는 지식, 정보, 기술 또는 이성, 합리성, 논리만으로는 불가능함을 인식해야 한다. 기독교 신앙과 가치관은 이성적, 지성적 노력이 기초해야 할 바른 토대, 참된 바탕을 제시해 준다. 기독교대학이 가진 이러한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본 교단의 교회, 노회, 총회 그리고 뜻있는 독지가들이 기독교대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기독교 정신 및 가치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장학 지원도 이루어지는 ‘기독교대학주일’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규민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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