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한국인의 양심(良心)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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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인의 정직성’을 실험한 재미있는 영상을 TV에서 보았습니다. 해외 언론이 한국에서 ‘한국인의 양심’을 실험해보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100개의 종이 가방에 아름다운 꽃과 함께 선물을 포장하여 선물꾸러미를 지하철 각 노선에 골고루 분산 배치하여 좌석 한쪽에 놓아두었습니다. 각 100개의 선물꾸러미에는 GPS(위치추적기)가 달려있어서 그 선물이 어디로 사라지며 또 몇 개가 수신자에게 돌아오는지 알아보는 흥미로운 실험이었습니다.  

이윽고 실험은 시작되었고 한참 후, 실망스런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종이 가방의 GPS가 엉뚱한 곳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아뿔싸! 열차 안의 선물꾸러미는 100개중 고작 6개만 ‘수신자’(사실은 ‘발송자’)에게 돌아왔습니다. 실험을 주관한 외국 언론은 나머지 94개를 GPS로 추적해본 결과 ‘유실물 센터’에 81개가 모여 있었습니다. 놀라운 반전(反轉)이었습니다. 남의 물건을 탐내지 않고 주인을 찾아주라고 ‘유실물 센터’에 자진해서 맡겼던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들이 한국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잠시 우리의 관심을 미국으로 돌려서 미국의 정직성을 잠시 알아볼까요? 대형 사건이 터지기만 하면 폭동이 일어나고 대형마트를 습격하여 그곳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송두리째 강탈해가는 장면을 우리는 TV와 뉴스를 통하여 심심찮게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놀라운 반전’이 있었습니다. 대형마트가 폭도들에 의해 털리고 직원이나 경비가 없는 상태에서 어느 한 사람이 필요한 물건을 들고 나오며 카운터에 그 값에 해당하는 지폐를 놓고 나가는 이상한(?)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그 모습이 고스란히 CCTV로 녹화되었고 “그 양심적인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하고 찾아본 결과 놀랍게도 “한국인”이었습니다. 그 미담은 곧 미국의 모든 방송에 보도되었고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반성하고 부끄러워하면서 한국인들을 반기며 좋게 평가하였습니다. 한국 내 도서관이나 커피숍에서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책상위에 놓고 자리를 비워도 어느 누구하나 남의 것을 가져가는 그런 사람이 없음이 우리사회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해외에서는 걸어가고 있는 사람에게서 물건을 낚아채어 달아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니 어찌 이렇게 양심 바른 한국인들의 국민성과 협동심에 감동하지 않겠습니까? 경남 밀양의 어느 4거리에서 트럭에 싣고 가던 빈 소주병이 도로에 쏟아져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일대의 교통이 마비가 되었지만 다음 순간 누구랄 것도 없이 지나가는 학생들과 행인 그리고 인근의 상인들이 쏟아져 나와 그 많은 깨져 흩어진 소주병들을 단 5분 만에 깨끗이 치우고 도로를 정상화 시켰다는 놀라운 일화가 해외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택배기사가 아파트 문 앞에 물건을 그냥 놓고 가도 어느 누가 가져가는 사람이 없는 대한민국입니다. 신문에서 본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모 음식점에서 식사 중, 옆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대화하던 다른 일행들이 모두 사라진 것을 보고 저 친구들이 계산도 않고 모두 도망갔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일행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들어와 또 음식을 먹으면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밖에 나가 흡연을 하고 왔던 것입니다. 음식점 주인은 밖에 나가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일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는 ‘양심가게’ 또는 ‘무인점포’ 등 한국인들의 ‘양심(良心)’을 믿고 새로운 아이디어 사업들이 속속 개발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 우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인임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오래 전, 대학에서 ‘이성문제와 관련하여 한 사무직원의 실수’를 다루는 ‘징계위원회’에서 당연직 위원장을 맡았을 때의 일입니다. “중징계해야 한다”는 의견과 “관용을 베풀자”는 두 가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장이 회의 직전 무거운 마음으로 “주님, 오늘 우리가 주님의 지혜를 구합니다. 우리가 ‘신앙적 양심’을 가지고 회의에 임하게 해 주시옵소서.”하고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관용을 베풀자”는 의견이 다수가 되어 그 직원에게 가벼운 “견책(譴責)”이 내려진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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