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아프카니스탄 여성 판사 아유비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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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재집권한 탈레반의 혹독한 탄압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세계선교의 동향은 선교사들의 독특한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선교사들은 변화에 민감히 대처하고 현재의 상황과 이 시대의 특성에 맞는 선교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타종교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1962년 10월 제2회 바티칸 공회에서 그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23세의 주도하에 가톨릭 교회 내의 파격적인 대개혁의 바람이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특히 ‘타종교에 대한 교회의 관계에 관한 선언’이란 문서는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에도 똑같은 진리가 있음을 천명했고, WCC를 이끌어 가는 많은 신학자가 힌두교도나 불교도와 깊은 개인적 접촉하면서 이웃 종교를 더욱 깊이 체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형국이니 WCC탈퇴 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유대교와 이슬람이 유일신교를 표방하고, 기독교는 삼위일체신교인데, 어찌 WCC의 종교다원주의가 기독교에 통하겠는가?

2021년 8월에 바이든 행정부의 미군 철수로 20년 만에 갑작스럽게 붕괴된 아프간은 암울한 상황이다. 다시 칠흑 같은 밤이 아프간에 시작된 것이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2021년 8월 21일에 전직 아프간 판사 출신 인권운동가 나즐라 아유비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탈레반의 실상을 폭로했다. 아유비는 타지키스탄에서 법학 및 정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해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지역에서 여성 최초로 판사가 됐다. 자유와 인권을 옹호해온 아유비는 이슬람 과격 단체의 표적이 됐다. 이에 그는 사법부를 떠나 피신 생활을 하다 2015년에 아프카니스탄을 떠나 미국에서 망명 생활 중이다. 

아유비는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수많은 젊은 여성들은 성노예로 전락해 이웃 나라로 보내졌고, 어린 소녀들은 탈레반 전사들과 강제 결혼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던 탈레반의 약속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유비는 “탈레반은 전사들에게 요리를 해주도록 여성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다”면서 “요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여성 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유비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대한 구타와 채찍질 등 탈레반의 폭력적인 공격에 대한 현지 인권운동가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유비에 따르면 수백 명의 여성 활동가와 인권운동가가 암살당했다. 그는 여성 활동가들조차 탈레반 보복이 두려워 숨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아유비는 자신이 판사로서 높은 사회적 위치에 있었으나 탈레반 집권 후 사회적으로 힘없는 존재가 됐다고 했다.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혼자 집밖에 나갈 수 없었고, 식료품점에 갈 때도 네 살짜리 이웃 남자아이와 함께 집 밖을 나서야만 했다”며 “탈레반 통제 속에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집권한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 아래 여성 인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하지만, 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살당하는 일을 지켜보면서, 이미 아프카니스탄은 과거 탈레반 집권 시절로 돌아갔다. 지금도 아프카니스탄은 국제적 테러국가로 지정되어 아무도 선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과연 선교의 봄이 다시 올 것인가?

소기천 박사

<전 장신대 교수, 한국교회정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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