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유동식 교수 소천 1주기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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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유동식(柳東植) 교수가 작년(2022) 10월 18일, 만 100세를 일기로 소천하셨다.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9시, 3일장으로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연세대학교 교목실 및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연합주관으로 장례식이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유동식 교수의 천국환송을 배웅했다. 그의 아호 ‘소금(素琴)’은 “줄을 매지 않은 거문고”라는 뜻이라고 한다. 

장례예식은 연세대학교회 곽호철 담임목사(연세대 교목)가 집례하여 약 1시간동안 진행되었다. 곽동순 연세대 음대 명예교수의 파이프오르간 전주에 이어 집례자의 예식사, 그리고 찬송(438장: 내 영혼이 은총 입어)을 함께 불렀으며 방상길 연세대학교회 교우가 고인을 기리는 기도를 드렸다. 유동식 교수가 생존 시 작사하고 연세대학교회 교우 서유석(徐酉錫, 1945~ ) 가수가 작곡한 「하늘 나그네」를 교회 성가대 “장정권-최혜경” 대원이 추모곡으로 불렀다.

성경봉독(요 14:1-6)에 이어 이계준 목사(전 연세대학교회 담임목사)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를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 연세대 신과대학 손호현 교수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으며, 한신대학교 김경재 명예교수가 추모사를 했다. 다 같이 찬송가(493장: 하늘가는 밝은 길이)를 부른 후 곽호철 집례목사의 축도, 곽동순 교수의 후주로 장례예식을 마무리했다.

유동식 선생은 1922년 11월 22일 황해도 평산 남천에서 3대째 감리교 집안에서 출생하였으며, 1941년 춘천중학교(5년제) 졸업반 시절 「선만(鮮滿=조선-만주) 중등미전」에 입선했다. 1941년 연희전문대 수물과(수학물리학)에 입학하여 윤동주(尹東柱, 1917-1845) 시인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했다. 1943년 일본 동부신학교(現 東京神學大學)로 유학했으며, 1944-45년 학도병으로 징집되었다. 

서울감리교신학교에 편입하여 1948년 졸업하였으며, 1946년 춘천여중(5년제) 교사, 1948-50년 공주여자사범학교 교사, 1951-53년 전주사범학교 교사, 1954-56 서울배화여자고등학교 종교주임으로 봉직했다. 1956-58년 美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59-67년 감리교신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1968년 동경대학교로 유학, 1972년 일본 고쿠가쿠인(國學院)대학교에서 신학 및 종교사학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3-1988년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 교수로 재직. 1976년 저서 「한국무교의 역사와 구조」로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으며, 1983년 「풍류신학」을 처음으로 발표했고 「한국문화신학회」 창립을 주도했다. 1998년 제39회 ‘3·1 문화상’을 수상,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의 책 100선’에 그의 저서 「풍류도」와 「한국의 종교사상」 등 2권이 선정되었으며 2009년 ‘소금(素琴) 유동식 전집’ 全10권을 발간했다. 2012년 감리교신학대학에서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동식 박사는 만 99세에 ‘용재상(庸齋賞)’을 수상했다. ‘용재상’은 연세대학교 초대 총장인 용재(庸齋) 백낙준(白樂濬. George Paik, 1895-1985) 박사를 기리기 위해 연세대가 1995년에 제정한 상으로 유 박사는 27번째 용재상 수상자이며 최고령 수상자이기도 하다. 

유동식 박사는 민족적 열등감 극복을 위해 ‘풍류 신학’을 개척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9세기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857-사망?)의 ‘풍류도(風流道)’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유불선(儒佛仙)을 통합한 ‘풍류도’는 한국인 고유의 심성(心性)이며 이런 바탕에 기독교 복음의 씨앗이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성장했다고 말한다. 유 박사는 부인(尹貞恩, 前이화여대 영문과 교수)과는 2004년 사별(死別)했으며 생전에 자신의 시신(屍身)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 기증하기로 서약했다. 

사적(私的)인 이야기여서 송구하거니와 유동식 교수는 문 장로의 4촌 손위 처남이 되신다. 위에서 언급한 그의 저서 「한국무교의 역사와 구조(1976)」는 그 내용이 국한문을 혼용하여 저술된 책으로 글자의 크기가 7~8포인트 정도의 깨알 같은 글씨로 380면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이다. 문 장로의 영역(英譯)으로 2012년 「연세대학교 출판부」에서 「A History and Structure of Korean Shamanism」이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을 영역하면서 문 장로가 번역의 기본적인 훈련을 단단히 다진 셈이니 개인적으로 훈련의 기회를 주신 유 교수께 감사드리며 천국에서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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