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이야기] 온 몸 마비돼도 손 끝으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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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서(24) 씨는 희귀한 병을 앓으면서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정 씨가 병을 발견한 것은 세 살 때다. 초등학교 1학년까지는 걸을 수 있었으나 2학년 때부터 휠체어를 타고 초·중·고를 다녔다. 

학교가 바뀔 때마다 가정이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하였다.  정 씨가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은 것은 아버지 정우영(60) 씨의 역할이 컸다. 아버지는 대기업 부장이었으나 아들 때문에 회사를 사임하고 아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었다. 매일 오전, 오후 아들을 업고 학교와 집을 오고 가야 했다. 정 씨는 소화 기능이 떨어져 대학 입학할 때까지 65kg 몸무게였으나 그 후 43kg으로 줄었다. 폐기능이 약해져 숨쉬기도 힘들었으며 그래서 자주 응급실에 실려가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때 정 씨는 내가 이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공부뿐이라고 생각하였다. 글을 쓰는 일을 오른손 끝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한 자씩 눌러가며 쳤다. 정 씨는 장애인이면서도 남에게 폐를 끼친다는 말을 듣기 싫어했다.      

대학시절에 아버지가 아들의 공부를 위하여 전자문서를 만들어 컴퓨터 모니터로 도움을 주었다. 아들이 끝까지 공부를 하겠다고 하여 아버지가 도와주었는데 아들의 강의 노트를 정리해주기도 하였으며,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자원하여 봉사를 하였다. 정 씨가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학점이 4.3 만점에 4.07점을 받았고 휠체어에 앉아 공부하여 2018년도 후반기 23명 중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이날 학위 수여식이 끝난 후 경희대 조인원 총장이 정 씨를 별도로 만나 격려하여 주면서 조 총장도 정 씨의 정치외교학과 선배라고 하였다. 조 총장은 건강한 학생도 공부하기 어려운데 장애의 몸으로 성실하게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성적을 얻었다고 우리학교의 영광이라고 칭찬하였다. 정 씨는 앞으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인간의 권리와 균등에 대하여 헌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정치학과 대학원과 로스쿨을 놓고 생각하면서 앞으로 자신이 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하였다.

김광식 목사<인천제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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