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가슴’의 정치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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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백만 대군을 이끌고 알프스  원정을 떠났다.  알프스 산맥에 이른 나폴레옹은 지도를 보며 전군에 “저 산을 점령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눈보라와 추위를 뚫고 천신만고 끝에 산을 점령한 백만 대군이 기진맥진해 있는데 나폴레옹이 갑자기 외쳤다. “이 산이 아닌가벼” 그 말을 듣고 50만 명이 지쳐서 죽었다.  나폴레옹은 전군을 다시 휘몰아 다른 산을 점령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50만 대군은 눈보라와 추위를 뚫고 천신만고 끝에 나폴레옹이 지시한 산을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또다시 외쳤다. “아까 그 산이 맞는가벼” 이 말을 듣고 나머지 50만 명은 기가 막혀서 죽었다.  한때 유행했던 썰렁 유머이지만 허투루 흘려들을 말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우리로부터 위임받은 여러 권한들을 행사할 지도자들을 우리 손으로 선택해야만 한다. 위임받은 권력은 4년이라는  ‘세월’을 보장받는다. 이 기간에 우리가 선택한 지도자들로부터 “이 산으로, 또는 저 산으로 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잘못된 지도자를 만나면 ‘침몰’을 면하기 어렵다. 우리가 가진 권한을 위임받으려는 이들의 출마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우선 확인해봐야 한다.  정부여당이 보여준 무능과 독선, 불통의 정치는 그간 거대 야당의 횡포를 겨냥한 ‘야당 심판론’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구조개혁은 고사하고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당면한 갈등해결을 위한 논의도 선거 앞에서 밀어붙이기라는 반발을 사며 올스톱 됐다. 문제해결이 지연되고 장기화되면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이번 총선은 여야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경쟁이 도를 넘었다. 표심을 잡기 위해 퍼주기 공약을 남발한 선거가 끝난 지금 과연 뒷감당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포퓰리즘 공약을 가르는 기준은 결국 실현가능성이다. 공약이행을 위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흔들지 않아야 실현가능한 공약이라 할 수 있다. 부디 약속한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후대에게 돌아갈 약속어음 발행금액을 최소화해야 한다.

여의도 정치종식은 국회의원 특권폐지, 유럽 국가들에 비해 높은 1인당 GDP의 4배가 넘는 국회의원 세비 그리고 추가적인 금전적 지원의 축소를 통해 이뤄질 것이다. 오는 5월 29일이면 정치가는 없고 정치꾼만 득실거렸던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가 막을 내리고 제22대 국회가 시작된다. 

정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지, 특정 정파나 인물을 위한 것이 아니다. 조제프 드 메스트르는 “모든 국가는 국민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했다. 칼 세이건이 말한 대로 하나의 ‘파리한 파란 점’에 불과한 지구에서 ‘정치인들이여 이제 고개를 들어 광활한 우주를 보라’. 알프레드 마샬(Alfred Marshall)은 세상 문제는 냉철하게 분석하되 가난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고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가슴(cool head, but warm heart)’을 당부했다.

뜨거운 머리와 차가운 심장을 가진 리더들이 많은 이 시대에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흐르게 할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장래의 민주주의를 이끌어갈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가진 대한민국의 정치지도자가 되길 소망해 본다. 한국정치의 고비고비마다 우리 국민은 현명하고 절묘한 선택을 했다.

조상인 장로 (안동지내교회)

·고암경제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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