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이란전쟁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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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잔인한 달이다. 창밖에는 봄을 알리는 벚꽃과 개나리, 목련이 찬란하게 피어 우리를 유혹하는데도, 전쟁과 전쟁의 소문이 끊이지 않는 요즘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다. 우리 마음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나 보다.

우크라이나전쟁이 벌써 4년차에 접어들고 있고, 지난 1월 미국이 전격적인 군사작전으로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현장에서 생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는 전쟁이 벌어졌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미국이 국제법 논란에도 아랑곳없이 힘의 논리를 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미국과 이스라엘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단체가 핵무기를 손에 넣는 순간 온 세계가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미국이 전면전을 자제해온 것은 군사적인 해결이 극히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공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막강한 화력으로 핵시설 대부분을 파괴하더라도 지상군의 투입 없이는 핵 위협의 완전한 제거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마지막 수단을 가지고 있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 이상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데 호르무즈가 막히면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석유화학제품을 사용하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이 위협을 받아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현실을 간과한 것인지,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도 군사력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겠다는 과도한 자신감으로 전쟁을 감행한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아무튼 이번 이란에 대한 공격이 한 달을 넘기면서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행동이라는 비판에 답해야 한다.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벌써 원유 가격이 치솟고, 환율과 주가가 매일 전황에 따라 요동을 치면서 우리 국민의 생활에 심각한 불안을 안겨 주고 있다.

사실 작년 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의 정책은 근본적으로 달라졌고 국제질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미국은 외교력과 도덕적 설득을 중시했다면, 지금은 물리적 힘의 논리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과 같은 적대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에 대해서도 관세정책을 무기로 미국에 유리한 산업 재편을 요구하고 있다. 우방국인 덴마크나 캐나다에도 그린란드를 양도하라거나, 미국의 주로 편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전통적 동맹국에 대해서 방위비 추가 분담의 압력을 공공연하게 행사한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군사작전으로 체포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미국이 힘의 논리로 정책을 전환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성향에도 기인하지만, 필자의 생각에는 미국의 국력이 상대적으로 쇠퇴해 압도적인 패권국의 지위를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미국은 군사력과 경제력이 최강국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외교와 도덕적 설득력으로 세계를 주도할 만큼의 경제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그래서 세계는 더 위험해지고 있다.  

부활주일에 생각해 본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피 흘리시고 자신을 희생하셨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살리셔서 하나님 우편에 앉히시고 믿는 우리를 구원하셨다. 2천 년 기독교 역사는 예수님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죽으심으로 세상을 구원하신 역사다. 희생과 사랑의 정신으로 세계질서가 세워질 때 비로소 참된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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