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란 기독교와 학교가 결합된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전반을 기독교 건학이념에 따라 실현하는 학교를 뜻한다. 따라서 기독교학교는 일련의 교육 활동은 물론이고 학교의 운영까지도 그 건학이념에 따라 자주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1974년 고교 평준화 정책 이후 사립학교의 자율성은 제한되었다. 그리고 종교계 사립학교인 기독교학교 역시 건학이념에 따른 기독교 교육은 물론이고 자주적인 학교 운영조차 어렵게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평준화 정책이 대한민국 교육 정책의 핵심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평준화 정책 이후 사립학교의 발전을 위해 제정된 사립학교법은 규제와 통제 중심의 ‘사립학교 제한법’으로 개정되고 있으며, 종교계 사립학교의 특수성을 외면한 ‘2022 개정 교육과정’ 및 ‘고교학점제’ 역시 평준화 정책의 연속 선상에서 추진되고 있다. 즉, 평준화 정책은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을 제한한 출발점이자 제도적으로 굳어지게 만드는 동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을 회복하는 문제는 결국 평준화 정책을 어떻게 재구조화할 것인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평준화 정책이란 무엇인가?
1974년 도입된 고교 평준화 정책은 과열된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학교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시행되었다. 당시 한국 사회는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시 경쟁이 심각해지고 있었다. 특히 이른바 명문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생겨났고, 고등학교 입시를 위한 재수학원까지 등장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사교육을 받는 현상도 확산되면서 입시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심각한 교육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정부는 국민 누구나 보편적이고 일정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평준화 정책을 전격 도입했다. 평준화 정책의 기초 원리는 학교 간 격차를 줄이고 교육기회를 균등하게 만드는 데 있었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교원 임용과 배치를 체계화하며, 학교 시설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학교 간 격차를 줄이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1969년에는 중학교 무시험 진학제도가 도입되었고, 1974년에는 고등학교 입학에서도 교육감이 학생을 근거리 학교에 배정하는 방식이 시행되었다. 이른바 ‘뺑뺑이’라 불린 학교 배정 방식이다. 이는 학교별 입학시험을 없애고, 학생을 거주지와 학군을 기준으로 배정함으로써 과열된 입시 경쟁을 완화하려는 제도였다. 이처럼 평준화 정책은 중고등학교 입시 과열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 교육을 표준화 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동시에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했고 사립학교를 준공립화 시켰다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준화 체제 아래에서 사립학교는 학생 선발, 교육과정 운영, 등록금 책정, 교원 운영 등 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강한 제약을 받아 왔다. 사실상 설립 주체만 다를 뿐 공교육 체계에 편입된 준공립학교처럼 기능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립학교의 건학이념과 교육철학은 점차 약화되었고 기독교학교 역시 기독교 교육을 온전히 실현하기 어려운 현실에 놓이게 되었다.
함승수 교수
<명지대학교, 사)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 동안교회 협동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