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세상을 아침의 태양처럼 밝게 만드는 손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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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은 사람과 맹수를 싸우게 했던 피비린내 나는 투기장이다. 그런데 잔인한 무대에 딱 한 번 피 냄새 대신 구원과 사랑의 향기가 흘러 넘친 기적 같은 순간이 있었다.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며칠 동안 굶주려서 사나워질 대로 사나워진 사자가 경기장으로 들어왔다. 경기장 한쪽 구석에는 한 죄수가 긴 창을 꽉 잡은 채 벌벌 떨고 있었다. 모두가 숨죽이고, 콜로세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죄수는 오늘 자신이 이곳에서 죽을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이 고통스러운 순간이 빨리 끝나고 신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사자는 곧 죄수를 발견하고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죄수는 마지막 발악을 하는 심정으로 사자를 향해 창을 휘둘렀다. 하지만 사자는 날렵하게 창을 피하여 옆으로 돌아 다시 그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킁킁대며 냄새를 맡더니, 그의 주변을 빙빙 돌며 옆에 얌전히 주저앉아 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손과 발에 다정하고 온순한 몸짓으로 머리를 비벼댔다.
콜로세움 안은 순간적으로 고요에 휩싸였다. 잠시 후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로마 황제도 깜짝 놀라 죄수를 불러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죄수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일 년 전쯤에 숲을 지나가다가 크게 다친 새끼 사자를 발견한 일이 있습니다. 저는 사자를 집으로 데려와 상처를 치료해주고 보살피다가 다 나은 후에 숲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아마도 그때의 사자를 다시 만난 것 같습니다.” 죄수의 이야기를 들은 황제는 깊은 감동을 받았고 그를 석방했다. 누가 이 죄수를 구한 것일까? 은혜를 잊지 않은 사자일까? 궁극적으로 그를 구원한 것은 과거에 그가 뿌렸던 선의의 씨앗이었다. 그 덕에 선한 열매가 맺힌 것이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총명한 두뇌와 두 개의 손을 주셨다. 거기에는 두 개의 손 중 하나는 자신을 위해, 다른 하나는 남을 위해 쓰라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삶이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이 흘러간다고 해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자. 주변에 얼마든지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타인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질 줄 알고 언제나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반드시 더 큰 행복을 얻게 된다. 타인을 돕는 것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가장 큰 미덕이며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비밀이다. 기꺼이 타인을 도울 마음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솔로몬이 우리에게 주는 지혜의 말씀을 생각해 보자. 그는 “네 손이 선을 베풀 힘이 있거든 마땅히 받을 자에게 베풀기를 아끼지 말며”라고 했고, “사람은 입의 열매로 말미암아 복록에 족하며 그 손이 행하는 대로 자기가 받느니라”라고 했으며, “그는 곤고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라고 했다. 에베소서는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고 말한다. 두 개의 손 중 하나를 들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베풀어 보자. 선의의 씨앗은 선한 열매로 돌아올 것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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