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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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은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 가운데 하나이다. 물론 이런 소통 방식을 가능케 하는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 애플사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젊은이들 몇이 ‘카카오톡’이라는 좀 우스꽝스러운 이름으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무료로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언제 이것이 돈 버는 사업이 될 수 있을까 궁금해 했다. 그로부터 10년, 카카오톡은 이 나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소통수단이 되어 광고 등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학, 중고등학교, 초등학교 동창에다 직장 친구 선후배 그리고 우리 교인들은 또 여러 개별 모임 단위로 카톡방을 개설하여 드나들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트위터, 페이스북에도 회원이 되어 연락과 소통을 넘어 하루 24시간의 상당 부분을 여기다 쏟아붓고 있음을 본다. 컴퓨터와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은 물론 별도이고.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의 활동이 제약을 받으니 이러한 부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카톡방을 여는 목적은 초대된 사람들 사이에 서로 알려야 할 긴급한 내용을 일일이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대신에 아무 때나 한꺼번에 전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친한 사람들 사이에 ‘플래시’ 즉 ‘번개모임’도 이뤄져 전날 저녁에 통지해서 다음날 점심을 여럿이 함께하는 재미를 누리곤 한다. 편리하기 그지없다. 회원들이 세상만사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누고 감정이 섬세한 사람은 시를 쓰기도 하는데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원래 생활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톡앱의 ‘전달’과 ‘공유’ 기능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불편을 자아낸다. 각자가 속한 카톡방으로 남들이 보내오는 글이나 사진, 동영상 가운데 재미있다,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다시 여러 곳으로 퍼나르는 일들이 벌어져서 카톡방마다 요즘 홍역을 앓고 있다. 최악의 예는 일방적인 정치적 주장을 담은 글들이다. ‘대화내용 지우기’를 몇 차례 하다 귀찮아서 ‘나가기’를 하면 어느 분이 친절하게도 다시 초대하는 바람에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또 들어오게 되고 고생이 계속된다.
행동은 재빠르나 둔감한 사람은 전달하기에 바빠 올라오는 글들을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아 그 안에 편견과 오류의 독소가 들어있는 줄도 모르고 보냈다가 받아본 사람의 지적을 받고 사과하는 일도 벌어진다. 그러니 뜻하지 않게 관계가 서먹해지고 이를 되돌리기에 시간이 걸린다. 내 주머니 안의 전화기에 오염물질이 묻는 듯 기분도 좋지 않다. 사발통문의 시대에서 진화하여 전화시대가 되자 번호를 기억해 다이얼을 돌려 따뜻한 음성으로 통화를 하며 인간관계의 심도와 밀도를 키우던 때로 오히려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우리들의 사사로운 카톡방을 정치인들이 이용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와 혼동하면 안된다. 어떤 의도가 개재되면 마음을 연 대화의 기회를 망친다. 카톡방 이용자의 첫째 룰은 상대방의 귀한 시간을 아껴주라는 것이고 다음은 독점을 피하고 요즘 말대로 가급적 n분의 1만을 차지하여 작은 공간이지만 민주적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들 있는 곳에서는 작은 소리로 통화하듯이 주고받는 메시지도 절제의 미덕을 보임으로 이 새로운 소통수단으로 선한 뜻을 서로 나누며 오순도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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