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이슬람 선교는 구원의 희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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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해와 엔게디에서 체험하는 하나님의 은혜

 사해는 연중 고온이 계속되는 곳으로 섭씨 40도는 보통이다. 사해는 갈릴리 바다에서 흘러내려 오는 요단강과 주위의 와디로부터 매일 평균 500만 톤의 물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해가 물을 받기만 하지 내주는 곳이 없는데도, 물이 넘치지 않고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는 이유는 이 지역의 기온이 워낙 높아서 들어오는 양만큼의 물이 계속 증발하기 때문이다. 사해 표면에서 여름날 하루 동안에 증발하는 물의 양은 사해 수면의 두께로 25cm나 된다.

사해의 물은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금 농도가 약 30%(바닷물 농도의 7배)나 되므로 물에 들어가면 가라앉지 않아 순례객마다 수영을 한다. 엄밀하게 말해서 수영이라기보다는 유영이다. 가만히 있어도 몸이 저절로 뜨니 수영을 못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혹시 수영을 하려고 한다면 큰일 난다. 물장구를 치거나 잠수를 해도 안 된다. 눈에 소금물이 들어가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사해에서는 조용히 배영으로 몸의 중심을 잡고 양쪽 손으로 살며시 노를 젓는 방식으로 유영을 즐겨야 한다. 호기심에 신문이나 책을 읽는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색다른 체험이다. 맥주병도 신기하게 뜨기 때문이다.

사해의 물은 뿌옇고, 미끈거리는데 그릇에 담아 증발시키면, 잔유물이 그릇의 1/4을 채울 정도이다. 사해 남쪽이 북쪽보다 그 농도가 짙어서 색이 더 푸르고 코발트와 옥색으로 아름다우며 소금기둥도 볼 수 있다. 사해는 롯의 처가 소돔을 뒤돌아 보다가 소금기둥이 되었다는 곳이기도 하다. 소돔과 사해를 뒤로 하고 북상하면 엔게디가 나온다.

엔게디(EN-GEDI/“염소의 우물”)는 사무엘상 23:15-29에서 사울이 유다 산지 아래로 갈 때, 다윗과 그의 일행은 반대쪽으로 가며 사울을 두려워하여 급히 피하려 하였다. 사울이 다윗을 에워싸고 죽이려 하였기 때문이다. 이때 다윗이 엔게디 요새에 머물렀다. 엔게디 골짜기는 사해 서쪽 중앙에 위치한 유다광야의 일부로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생수가 흘러나오는 오아시스가 있으며, 헤브론의 동쪽이다. 다윗의 이야기에서 ‘엔게디 황무지’(삼상 24:1)는 유다 또는 에쉬몬 황무지의 가장 황량한 곳이었다. 다윗이 한때 사울에게서 피하여 숨었던 엔게디는 벤 아라바(수 15:62)이며, 자신을 죽이려던 사울의 목숨을 오히려 살려준 곳이기도 하다(삼상 24장).

유다왕 여호사밧과 모압, 암몬, 에돔 등의 왕이 모여 유다를 치다가 패배한 곳이기도 하다(대하 20:2). 술람미 사람은 그 애인을 ‘엔게디의 고벨화’라 하였으며(아 1:14), 에스겔의 환상에서는 엔게디에서 에네글라임까지 생수로 가득한 사해가 넘침으로 그곳에서 어부들이 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칠 것이라 하였다(겔 47:10). 오늘날에는 아인지디로 불리며 사해에서 100m 높은 지대에 있고, 헤브론에서 동쪽으로 24km지점에 위치해 있다. 예부터 이곳은 비옥한 땅이었기에 지금도 아열대 식물들이 무성한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지대가 사해 연안인데, 그 서쪽 중앙 유대 광야를 엔게디라고 부른다. 엔게디는 이스라엘 역사의 중심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윗이 적의에 찬 사울의 공격을 피해 숨어든 곳이 엔게디이고, 사울을 죽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차원 높은 용서를 실천한 곳도 여기이다. 엔게디에 지금도 다윗을 기념하는 폭포가 있다.

솔로몬은 아가서에서 엔게디를 ‘아름다운 포도원이 있는 곳’으로 노래했다(아 1:14). 엔게디 폭포를 지나 여섯 시간을 걸으면 유대 광야 끝자락인 엔게디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서쪽은 광활한 유대광야요, 동쪽은 사해가 펼쳐진다. 소유할 것 하나 없는 황폐함은 무욕의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예수께서 40일 간 금식하며 기도하신 곳도, 다윗이 사울의 추격을 피해 도망 다닌 곳도 이런 광야였다.

물 한 모금 얻을 수 없는 메마른 곳이지만, 엔게디는 물이 넘쳐서 사해 인근의 유일한 오아시스이다. 이제는 많은 유대인이 어린 아이를 대동하고 찾아오는 관광지뿐만 아니라, 역사 교육의 현장이다. 죽은 줄 알았던 사해가 생명의 호수로 변한 것처럼, 절망과 은신의 장소가 희망의 오아시스로 변신한 것이다. 지금도 사해와 엔게디는 아랍 자치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슬람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이스라엘이 점령하여 통제하고 있는 지역이라, 한국인 관광객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유대인은 사해와 엔게디를 가는데 제약이 따르는 A급 금지구역이다. 그러나 한국인 관광객은 자유롭게 드나든다. 이것이 희망이다.

유대인과 무슬림을 위한 선교는 구원을 희망하는 곳에서 시작된다. 사해 인근과 엔게디에서 장사를 하는 유대인의 틈새에 아랍인이 보인다. 아랍인의 자동차 번호판은 유대인과 다르게 노란색이다. 성지 답사객에게 유대인이나 아랍인 운전사에게 전도를 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전도에 열심인 분들을 보게 된다. 문을 두드리다보면 구원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요즘 아랍인과 유대인 중에 세속화된 이들이 많으니, 복음을 듣게 될 날이 속이 오기를 기도한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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