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의 향기] 그 날 6월의 어느 고지에서(시 133:1)

Google+ LinkedIn Katalk +

중부 전선은

이렇게 조용하건만

그날은 그렇게도 요란스러워

피의 전쟁으로 얼룩졌었다.

뺏고 빼앗기기를

수를 헤아릴 수 없던

그날을 되뇌이며

뼈아픈 추억을 담아본다.

행궂게 할퀴고 간

녹슨 세월의 주인공들이 잠든 곳

이곳에서 옛적 탄피 하나를 주워든다.

머리 숙여

기도를 올리며

그날의 포성 소리가

귀에 쟁쟁하여

가신 임이여 들으소서

백마고지 바람으로

이곳을 감싸고 휘감으니

꼬깃꼬깃 이어온 새끼줄로

이어온 오늘에 꽃피운다.

살마디 찢긴 가슴

아픈 자리엔

조용히 흐르는 물꼬로

남과 북이 그날을 추억삼고

더 나은 내일의 평화를 심게 하소서.

상처 난 이 강산

허리 패인 산등성이엔

이제 하얀 바람 이고서

안개 산 젖히고

저 하늘의 소리 들려 주소서.

그토록 으름장 놓으며

불신을 만드는 말싸움으로

등을 돌리기보다

마음 트인 대화로

제발 하나의 그날을 피워 가소서.    

<시작(詩作) 노트>

한국전쟁 6.25사변이 있은지 어언 71주년을 맞는다. 중부전선 백마고지는 처절하게 뺏고 빼앗기기를 반복했던 격전지로 꼽힌다. 지금도 그 고지에 오르면 그날의 총성과 포성이 요란스럽게 들리는 듯하다. 남과 북의 대화가 절실하고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의 참상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아픈데 북한은 지금이라도 마음을 솔직하게 열고 살길을 찾아야만 한다. 전쟁은 무조건 없어야 하고 피해야만 한다. 평화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약하면 큰 약점이 되고 만다. 힘에는 경제력, 무력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강한 정신력이다. 시편 133편 1절의 형제의 연합이 강한 힘으로 서로를 용납했으면 한다. 통일의 그날을 기다린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