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린이 주일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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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해방이 되자 우리나라 교회는 부흥회 열풍이 불었다. 본국에 귀국했다가 오래간만에 한국 선교를 재개한 선교사들이 서울에 유명한 부흥사들과 함께 농한기에 방방곡곡 순회전도를 했다. 기억나는 부흥사로는 감리교 박재봉 목사, 강신명 목사 제씨인 강신정 목사였다. 부흥사 목사님들과 함께 온 여전도사로는 차모 전도사. 의족을 해서 걸을 때마다 삐걱삐걱 이상한 소리가 났다. 그리고 미국여선교사 전마태 선교사가 기억이 난다. 

부흥회를 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낮밤 하루 종일 부흥회에 참석을 했다. 부흥사들의 설교를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인상적인 것은 유명한 깡패가 회개하고 예수 믿고 변화가 되었다든가, 주로 회개하는 설교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키가 훤칠하고 하얀 얼굴에 코가 오뚝하고 눈이 새파란 파마 머리의 미국 여선교사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있다. 미국 여선교사는 찬송가를 가르쳤는데 ‘구주성탄 전하자’가 발음이 서툴러서 ‘귀지성탄 전하자’라고 해서 키득키득거리며 웃기도 했다. 그리고 유년주일학교 교사들에게 ‘Jesus loves me’를 가르쳐주었다. 주일학교 교사들은 매 주일 ‘Jesus loves me’를 신나게 불렀다. 우리 유년주일학교 어린이들은 무슨 소리인 줄도 모르고 속으로 흥얼흥얼 따라했다. 귀가 닳도록 들어서 외울 정도가 되었다. 

필자는 중고등학교 교목으로 재직하면서 1981년 남녀 중·고·대학생 34명을 인솔하고 미국 콜로라도에서 7일간 영라이프(young life) 캠핑에 참석을 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영라이프(young life)클럽들이 600명이 모여 1만2000피트(4000미터) 높은 산 중턱에 2000미터에 수영장, 넓은 운동장, 통나무집, 바닥은 카펫으로 된 캐빈이 운동장을 중심으로 여러 채가 있었고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카펫 강당과 교회처럼 긴 의자가 있는 두 개의 강당이 있는 맘모스 캠핑장이었다. 말타기, 수영, 농구, 등산, 넓은 개울에서 리프트 타기 등 여러 가지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매일 저녁에는 경건회 시간이었다. 

하루는 식당 라운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내 맞은편에 캠핑 지도자 한 분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자기는 ‘예수사랑하심’ 찬송을 한국어로 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대뜸 나도 그 노래 영어로 할 수 있다고 했다. 경건회 시간에 한국어로 당신이 먼저 한 절하고 그리고 내가 영어로 하고 다음에 같이 영어로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했다. 속으로 해보니 한 소절이 생각이 안 난다. 지나가는 여학생을 손짓해서 불러서 ‘Jesus loves me’ 가사를 알면 한 번 써보라고 했다. 몇 번 읽었더니 외워졌다. 7일 동안 경건회 중 한 번도 특송이 없었는데 미국사람하고 둘이서 노래를 하니 600명의 우렁찬 박수 갈채를 받았다. 

10대 유년시절 교사들에게 귀동냥으로 얻어들은 영어 찬송을 30년이 지난 40대 후반에, 그것도 미국 땅에 가서 미국 10대 청소년들 앞에서 부르리라고 꿈에도 생각못한 일이었다. 유년시절 교회학교 교사들에게 귀동냥으로 듣고 배운 것이지만 교사들의 교육적 영향력은 참으로 중요하고 언젠가는 효과를 보게 된다. 

그 후 2004년 은퇴할 때까지 교목으로 일하며 성경시간에 시간을 내서 요절을 영어로 외우도록 하고 ‘Jesus loves me’를 비롯해서 영어찬송을 1년 동안에 8곡을 학생들에게 매년 가르쳤다. 언젠가는 비행기 타고 비즈니스를 할 때가 되면 외국에 자주 다니게 될 텐데, 혹시 주일날 교회에 갔을 때 영어 찬송이 낯설지 않도록 하자면서. 영어를 가르치려는 뜻은 아니다. 

어린이주일을 맞이해서 교회학교 교사들이 성경과 함께 찬송도 열심히 가르치도록 부탁드린다. 언젠가는 반드시 뿌린 씨가 자라서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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