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교회 학교의 현실과 교사들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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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으며,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교회인 것 같다.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교회는 세상 안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었는데, 코로나를 지나며 더 큰 위기를 맞이한 것 같다. 그중에서도 교회학교는 어느 때보다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교회에 실망하여 떠나가고, 교회학교는 점점 줄어들어 교회학교가 사라지는 것을 통계를 통해 듣게 되면서, 한 사람의 교사로 마음이 아프다. 

모두 교회학교가 위기라는 것에 동감을 하고, 여러 원인들을 말하고 있다. 출산율의 감소, 입시위주의 교육에 교회가 밀려나며, 교역자들의 부재 등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쩜 아직 그 위기가 얼마나 큰지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기존 성도들의 무관심도 있을 수 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도 10여 년에 비해 주일학교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많은 원인들이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결과적으로 지금은 위기라는 것이다. 

40여 년 전 교사가 되었을 때 교회는 모든 문화를 이끄는 중심이었다. 아이들은 교회라는 곳을 통해 사회를 배웠고,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며 추억을 만들었다. 선배들을 통해 예배의 예절과 인간관계를 배웠고, 사회에서 접하기 힘든 여러 문화생활(연주, 연극, 발표회 등)을 배움으로 교회는 가장 좋은 놀이 공간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교회를 예배만 드리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 교회는 우리의 옛 시절처럼 좋은 문화의 공간 제공만으로 그 아이들을 붙들어 놓을 수가 없게 됐다. 왜냐하면 세상이 더 좋은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아이들에게 교회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콘텐츠를 교회가 세상의 전문가들을 통해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것보다 본질적인 것들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는 교회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교회 공동체의 따뜻함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따뜻한 사랑의 공동체는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교회만이 가진 것이다. 이 공동체의 따뜻함을 교사가 먼저 다시 경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다시 나를 무장시켜야 한다. 오랜 교사의 경험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말로 아이들에게 교훈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삶으로 나눠주어야 한다. 

미디어가 발전함으로 아이들의 마음은 더 피폐해져 가고 있다. 가정에서나 어디서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영혼이 아파 울부짖을 때, 그래도 기다려주고, 기도해주고, 반갑게 맞이해 줄 한 사람을 찾을 때, 그 사람이 교회학교 교사였으면 좋겠다. 그 사랑을 경험한 아이는 결코 교회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 아이는 또 다른 생명을 키우는 다음세대의 교사가 될 것이다. 

주일학교 안에서 교사의 헌신과 노력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맡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주기만 한다면 분명 우리의 아이들은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어려울 때도, 위기일 때도, 힘들어 할 때도, 항상 함께 하신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세상에 목적을 두고 꿈을 꾸면 절망이 보이지만, 주님께 목적을 두고 꿈을 꾸면 희망이 보일 것이다. 교회학교를 살리기 위해 다시 한 번 지금, 초심을 회복하고, 주님이 주시는 힘으로, 최선을 다하여 맡은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 나가자. 이 시대를 위해 묵묵히 내 자리를 감당할 때, 나머지는 주님이 하실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진정한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이 시대를 다시 살리실 것이고, 우리 아이들의 성숙함이 교사들의 열매를 거두게 하실 것이다.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는 모든 교사 분들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용기내자. 주님께서 반드시 힘주실 것이다. 

장상오 장로

<울산온유교회, 40년 근속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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