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시크릿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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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의 여류 미국작가 프랜시스 버넷(Frances Hodgson Burnett)은 ‘소공자’(1886년), ‘소공녀’(1888년) 등의 동화로 유명하다. 그녀는 1909년 시크릿 가든(The Secret Garden, 비밀의 화원)이라는 또 한편의 명작 동화를 출판하였다. 인도에서 살던 메리 레녹스라는 소녀는 부모가 전염병으로 죽자 영국으로 건너와 고모부 크레이븐의 집에서 살게 된다. 건강하지 못하고 또래 친구가 없는 메리는 그 집의 하녀와 정원사 노인, 그리고 새와 자연을 벗삼아 외로움을 달랜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을 떠난 고모가 정성스레 돌보던, 지금은 잡초만이 우거진 정원을 발견하게 된다. 메리는 그 정원에 꽃씨를 파종하고, 잡초와 덩굴 더미를 차례로 정리하면서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화원으로 바꾸어 버린다. 이러는 사이에 메리의 건강도 아주 좋아지고, 고모부의 병약했던 아들인 콜린의 건강도 한결 호전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인의 죽음으로 시름에 잠겨 살던 고모부의 마음도 사랑과 기쁨의 화원으로 바뀌어간다. 

이 동화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영화에서는 원작에 없는, 성장한 아름다운 아가씨 메리와 청년 콜린의 진한 키스 장면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인기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마지막에 아주 오래 비쳐진 사랑하는 남녀의 키스 장면은 위의 영화를 모방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본에서도 2007년에 ‘비밀의 화원’(ヒミツの花園)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는데, 이 역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사랑은 인류의 영원한 ‘시크릿 가든’이라는 메시지가 위의 모든 작품의 주제라고 보아도 좋다. 사랑은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비밀의 화원’이기에 누구도 정확한 답을 찾아낼 수 없고, 어떤 사람도 사랑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사랑이 무엇이냐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사랑할 수 있음에 행복한 존재가 되는 것이 인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사랑의 동기나 이유나 감정을 아무도 설명할 수 없으나, 사랑할 대상이 있다면 인생은 해피엔딩이 된다. 진정한 사랑은 그것이 남녀의 사랑이나 부모와 자식의 사랑이나 사람과 사물의 사랑을 막론하고, 그 본질에 있어서 상대를 위한 희생과 인내와 자기부정의 요소를 포함하기에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는 ‘시크릿 가든’이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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