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정직(正直)

Google+ LinkedIn Katalk +

사전에서는 정직(正直)을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음’으로 정의한다. 한자(漢字)에 담긴 정직의 의미를 알아보자. 회의문자인 바를 정(正) 자는 ‘바르다’나 ‘정당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정(正)자에서 말하는 ‘바르다’라는 것은 ‘옳을 일’을 의미한다. 바를 정(正)자는 발지(止)자에 한 일(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정(正)자를 보면 지(止) 자 앞에 네모난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성(城)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정(正)자는 성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정(正)자는 성을 정복하러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데는 정당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하나(一)밖에 없는 길에서 잠시 멈추어서(止) 살핀다는 뜻이 합(合)해져서 「바르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회의문자 곧을 직(直) 자는 ‘곧다’나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직(直)자는 눈 목(目)자와 열 십(十)자, 숨을 은(乚=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직(直) 자의 갑골문을 보면 단순히 눈 목(目)자 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눈이 기울어지지 않았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눈 위에 획을 하나 그려 넣었던 직(直) 자는 금문에서부터 눈을 감싼 형태의 획이 하나 더해져 ‘곧다’라는 뜻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직(直) 자는 때로는 ‘가격’이라는 뜻의 값 치(直) 자로도 쓰인다. 가격이란 정확해야 하기에 ‘바르다’라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다.

성경에서 정직(正直, justice, uprightness)은 마음이 곧고 바름,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하나님은 선하고 정직하시며(시 25:8) 공의와 정직으로 만민을 심판하신다(시  9:8). 그래서 하나님은 말씀을 좇아 선량하고 정직하게 사는 자에게 복을 내리신다(왕상15:11). 잠언은 정직을 이렇게 말한다. “내가 가장 선한 것을 말하리라 내 입술을 열어 정직(正直)을 내리라 내 입은 진리를 말하며 내 입술은 악을 미워하느니라 내 입의 말은 다 의로운 즉 그 가운데 굽은 것과 패역한 것이 없나니 이는 다 총명 있는 자의 밝히 아는 바요 지식 얻은 자의 정직히 여기는 바니라.”(잠언 8:6-9)

그러나 인간의 연약함을 성자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저서 『고백록』 제2권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악(惡)보다 더 경멸당할 것은 없는데도, 나는 경멸당하지 않으려고 더욱더 많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내가 친구들보다 더 많은 악행을 자행하지는 않았지만, 종종 내가 하지 않은 일도 한 척하기도 했습니다. 순진함이 겁쟁이로, 순결함이 유약함으로 비칠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빌론의 거리를 헤맬 때 만났던 친구들이 바로 이러한 사람들입니다. 나는 마치 그것이 값진 기름과 향료인 양 진흙탕 속에서 굴렀습니다. 보이지 않는 나의 적은 내가 유혹하기 쉬운 미끼라고 생각했던지, 나를 발로 차면서 유혹하여 죄의 깊은 심연 속으로 빨려들게 했습니다.”

“하루 동안 행복하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 동안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한 달 동안 행복하려면 말을 사고, 한 해를 행복하려면 새 집을 짓고, 평생을 행복하려면 정직해야 한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정직함은 진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정직함은 이 세상에서 최고의 처세술이다”라고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는 말했지만, 우리는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지 못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정치인도 언론인도 서로가 옳다고 이전투구(泥田鬪狗)를 하고 있다. 정직하지 않고 지식이 있는 사람은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말이 요즘처럼 폐부를 찌른 적이 없다. 아무쪼록 의리에 정직한 신의가 있는 사람, 사업에 정직한 성실한 사람, 재물에 정직한 청렴한 사람, 규칙에 정직한 공정한 사람, 유혹에 정직한 용기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삿된 기운을 걷어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영표 장로 (의정부영락교회)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