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할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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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사사시대 때, 사사였던 삼손은 블레셋 여인과 결혼하기를 원했다. 삼손의 부모는 그를 만류하며 말한다. “내 백성 중에 어찌 여자가 없어서 네가 할례받지 아니한 블레셋 사람에게 가서 아내를 맞으려느냐?”(삿 14:3) 또한 목동 소년 다윗은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에 대해서 이렇게 당당하게 말한다. “이 할례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 누구이기에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독하느냐?”(삼상 17:26) 삼손의 부모나 다윗은 블레셋 사람들을 ‘할례받지 못한 자들’이라고 하대하며 경멸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할례받은 백성들로 우월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도 유대인들은 세계 어느 곳에 살고 있던 할례를 행한다. 이렇게 할례는 유대인들을 특징짓는 표적(marker)이 된다.

할례는 아브라함이 99세 때 그에게 명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시행되었다. 이스라엘 모든 남자는 생후 8일 만에 할례를 받으라는 것이었다.(창 17:10-12) 노구의 아브라함은 99세 때 할례받았고, 이스라엘 역사에서 할례를 받은 첫 번째 인물이 되었다.

구약의 세계, 즉 고대 근동지역에서 할례는 유독 이스라엘 백성만 행했던 것은 아니다. 고대 애굽의 신전 벽면에는 애굽인이 할례를 행하는 장면이 선명하게 부조(bas-relief)되어 있고, 아람(=시리아)에서도 할례를 행했던 증거들이 있다. 또한 예레미야 9장에는 에돔, 암몬, 모압 사람들도 할례를 행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렘 9:25-26) 그러나 이스라엘의 할례가 다른 점이 있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모든 남아에게 할례를 행하라고 명하시면서, 엄청난 신학적, 신앙적 의미를 할례에 부여하셨다. 그것은 할례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진 언약의 징표(sign)라는 것이다.

 “너희는 표피를 베어라. 이것이 나와 너 사이의 언약의 표징이니라… 이에 내 언약이 너희 살에 있어 영원한 언약이 되리라.”(창 17:11-13) 할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몸에 지니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표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할례를 받지 않은 이스라엘 남자는 하나님의 백성의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할례를 받지 아니한 남자는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니, 그가 내 언약을 배반하였음이니라.”(창 17:14)

왜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징표를 남자의 가장 은밀한 곳에 있게 하셨을까? 하나님은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셨다. 따라서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역사적으로 넓은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 때, 어느 곳에 정착해서 살던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징표를 몸에 지니고 살 수 있었다.

할례는 유대인들에게 언약의 표증으로서 중요한 것이었으므로 안식일 법보다도 우선했다. 그래서 예수님 당시,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셨다고 문제를 삼던 유대인들도, 안식일에 할례는 행했다.(요 7:22) 전통적으로 할례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전문적으로 할례를 행하는 사람이 집도한다. 이를 모헬(mohel)이라고 부른다. 할례는 종교의식의 하나이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정족수 민얀(minyan, 10명)을 지킨다. 즉 아버지를 포함해서, 최소한 10명의 성인이 모여서 할례를 행한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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