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시 한 편에 감동 한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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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책을 만들 때 검정 글씨로 빡빡하게 쓰여있는 책, 같은 지면에 최대한 내용을 많이 넣는 식이었다. 그러다가 여백을 남기고 삽화를 넣어 보는 이(읽는 이)에게 여유를 주더니 이제는 그림(사진, 삽화)이 중심이고 모퉁이에 격언이나 구호 같은 몇 줄의 글씨를 넣는 식 즉 비디오 중심의 책이 인기다. 회사에서 발행하는 ‘사보’나 시청(구청)에서 발행하는 ‘홍보지’나 교회에서 발행하는 ‘주보’나 대학에서 발행하는 ‘소개지’ 또는 각 기관의 ‘기관지’도 이런 추세를 참고하면 좋겠다. 그중의 하나가 은혜롭고 감명 깊은 시를 한 편씩 넣는 것이다. 성경에도 150편의 신앙 시가 들어있어서 각종 예배 때마다 교독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 ‘시편’에 버금가는 좋은 시를 매주 예배 때 사용하는 주보의 한 면에 정기적으로 게재해 주면 아마도 그 주보는 예배 후에 그냥 폐지처럼 버려지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좋은 시 한 편이 설교한 편, 칼럼 한 편보다 더 깊고 은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 주보나 회사 사보나 자치단체의 홍보지 심지어는 일간 및 주간지(신문)에도 시를 싣는 것이 매력을 더한다. 사람들은 머리로 사는 지적 활동만 있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감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것, 그리고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 등 전인적인 접촉(contact/input)에 의해 심성과 영혼이 변화되고 그 결과 행동실천으로 결실을 맺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몇 개의 명시를 예시해 보겠다.
① “시를 쓰는 사람은 시인이지만, 시를 읽는 사람은 철학자라네/먹고 사는 일 아무리 바쁘다 한들, 시 한 편 읽지 않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까?/시를 외우지 못하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니나/시를 적어 보낼 사람, 단 한 명도 없다면/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라네”(양광모/시는 사랑이라네). ② “볍씨 하나가 싹 틔우고, 이삭을 맺기까지, 저 혼자 힘으로는 어림없어/햇볕도 적당히, 비도 적당히, 바람도 적당적당히/가뭄이 들어도, 홍수가 나도, 태풍이 불어도/서로 양보하고 힘 합쳐, 조그만 볍씨 하나, 알곡을 맺게 한 거야/엄마 아빠의 칭찬과 꾸지람/그 속에 담긴 사랑과 걱정/골고루 먹고 자라는, 우리도 하나의 볍씨인거야”(박예분/볍씨 하나). ③ “1월 1일 아침에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처음 펼치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함께한다면/첫 출근하던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늘 기쁨으로 맞는다면/세례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신앙생활을 한다면/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 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 늘 새마음이기 때문에/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정채봉/첫 마음으로). ④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 내가 잡초 되기 싫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라/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잎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처럼 하리라/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이채/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나태주/풀꽃Ⅰ,Ⅱ,Ⅲ). 김소월, 윤동주, 서정주, 현대의 도종환, 이해인, 정호승, 안도현 등의 시라면 거의 틀림없이 감동을 줄 것이다.

김형태 박사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더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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