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여는 시의 향기] 9월의 연가

Google+ LinkedIn Katalk +

정든이를 바라보는
가슴 깊숙히 담긴 노랫자락은
물망초의 사연을 읽게 만들고
그 이별로
이 자리에 우뚝 서
하얀 독백을 씹는다.

사색에 잠겨 중얼거리는
나의 입술로 만드는
창작의 노래 가락에
고추잠자리 느린 햇살을 따라
좌표 잃은 듯 파르르
내 들릴락 말락 맴도는
사랑의 노래를 붙들어맨다.

9월은 생각이다
더 익숙한 노래 가락이다.
마음 깊숙히 숨겨논
비밀스런 사랑을 속삭여
어느새 혼자서도 노랠 부른다.
그러다가 밑바닥 깊이에 빠져
스스롤 들여다 보다가
그만 통곡의 늪에 빠져드는 순간을 맞는다.

그때가 그렇게 옹졸했었다
비겁한 자존심에
자존감은 없었다.
우매한 말솜씨가 그렇게 서툴렀고
이날 이후 후회스런 마음 돌림이
바로 그때의 나였음을 잘 알아차린다.

9월의 연가 속에
코스모스는 하늘하늘 춤을 추며
귓속말로 고독한 웃음을 보이고
멍하니 가을을 되씹는 나의 사색은
수줍어서 얼굴을 숨기는
이상야릇한 웃음을 만든다.

9월은
이렇게 혼자 있음이 노래요
나의 삶이다.

<시작(詩作) 노트>
9월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파르르 허공을 춤추는 고추잠자리의 사랑을 보며 깊은 사색에 잠기다 보면 나는 어느 새 9월의 사랑을 노래한다. 혼자 있음이 그래서 좋다. 지나는 산바람을 맞으며 온몸을 적시는 느낌을 받으며 누구와 대화하듯 나의 독백에 들어간다. 여름을 지나 가을로 가는 오솔길이 생기는 순간이다. 그래서 나는 9월이 좋다. 9월의 연가를 부를 수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속삭임의 대화는 자연의 바람과도 노래가 되고 들려오는 벌레 소리들이 점점 반가워진다. 산비탈 양지 바른 곳에 앉아 나는 9월의 사랑을 짓고 노랠 부른다. 살아감의 반가운 미물들이 나의 벗들이다. 소나무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는 더 힘찬 행진곡으로 들린다. 이래서 또 하루가 노래처럼 사랑스러워진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