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기도로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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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주는 것도 도움이요, 시간을 주는 것도 도움이지만 기도로 돕는 것도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기도로 중보하는 것이 가장 쉬울 듯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다. 내 마음 전체와 최고의 정성을 들여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 시를 함께 읽어보자. “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가 하늘인지/기쁨이 슬픔인지, 슬픔이 기쁨인지/삶이 죽음인지 죽음이 삶인지/꿈이 생시인지, 생시가 꿈인지/밤이 낮인지, 낮이 밤인지/문득문득 분간을 못할 때가 있어요/그런데 분간을 잘 못하는 이런 것들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네요. 그냥 행복하네요/이런 행복을 무어라고 해야 할지, 그냥 이름 없는 행복이라고 말할래요”(이해인/어떤행복).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으로 날마다 만나던 교사와 학생들의 평범한 일상(학교생활)이 허락되지 않는 방역 상태에 있다. 학생들도 배움에 목마르지만 선생님들도 수유하는 어머니가 젖이 불어 고통스럽듯이 직접 가르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런 교사의 심정이 어떠할까? “이름을 부르면 한 그루 나무로 걸어오고, 사랑해주면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는 나의 학생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들과 함께 생각하고 꿈을 꾸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힘든 일 있어도 내가 처음으로 교단에 섰을 때의 떨리는 두려움, 설레는 첫 마음을 기억하며, 겸손한 자세로 극복하게 해 주십시오/가르치는 일은 더 성실한 배움의 시작임을 기억하며,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지니고 싶습니다. 그 누구도 내치지 않고 차별하지 않으며 포근히 감싸 안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 항상 연약한 이부터 먼저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싶습니다/학생들의 마음을 귀담아 듣고, 그들의 필요를 민감히 파악하여 도움을 주는 현명한 교사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무리 화나는 일이 있어도 충동적인 언행으로 상처를 주지 않으며 자신의 감정을 절제할 수 있는 인내의 덕을 키우도록 도와주십시오. 학생들의 잘못을 따끔히 나무라고 충고할 줄 알되 더 많이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 지식과 지혜를 조화시켜 인품이 향기로운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오늘을 살게 해 주십시오/기도하고 인내하는 사랑의 세월 속에 축복받은 나의 노력이 날마다 새로운 꽃으로 피어나는 기쁨을 맛보게 해 주십시오/어느 날 그 꽃가지에 가장 눈부신 보람의 열매 하나 열리는 행복을 기다리며, 오늘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교사가 되게 해 주십시오”(이해인/어느교사의 기도). 

부산 UN기념공원에는 한국전쟁 때 희생된 40,895명의 이름이 나라별로 새겨진 추모비가 있다. 2,000여 기의 유해가 안장돼있는 묘역엔 유족들이 적어놓고 간 그리움의 쪽지글들이 수없이 걸려 있다. 애틋하고 눈물겨운 사연들이다. 그곳에 이런 추모 시가 새겨져 있다. “어떻게 님들을 잊을 수 있습니까. 어떻게 님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꽃다운 나이에 전쟁터에서 함께 스러진 님들이여! 아직도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 조그만 나라 위해 목숨까지 마친 고마운 님들이여! 지금은 이 낯선 땅, 돌 위에 새겨진 님들의 이름을 바람과 파도가 기도처럼 불러줍니다. 한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정다운 별로 살아오는 님들, 지지않는 그리움이여······, 우리의 조국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깁니다. 우리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감사로 새깁니다···”(이해인/군인들을 위한 기도). 

우리에게 생명은 단 하나뿐이다. 그 생명을 바친다는 것은 한 개인의 전부를 주는 것이기에 최고수준의 사랑이요, 헌신이다. 나는 한남대 총장 재직시 캠퍼스 안에 UN기념공원을 조성하고 참전 16개국의 국기를 연중 게양하고 참가국 이름을 비석에 새겨 두고두고 기념했다. 평생 갚아도 못갚을 은혜이기 때문이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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