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오징어 게임’과 ‘사람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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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 방영된 대한민국의 넷플릭스 드라마(Net-Flicks: 인터넷을 뜻하는 ‘Net’와 영화를 뜻하는 ‘Flicks’의 합성어, 즉 인터넷을 통해서 영화를 유통한다는 뜻) 《오징어 게임》이 미국의 국내 넷플릭스 TV시리즈 부문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사업 실패와 이혼, 사채, 사기, 도박 등 다양한 사정으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수백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생존게임에 돌입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생존게임에서 탈락하면 곧 죽음으로 직결되는 잔인한 승자독식(勝者獨食)의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90여 개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그중 하나는 전 세계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라는 지구적 재앙을 겪으면서 빈부의 격차가 더욱 심해지고 사회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벼랑 끝에 몰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신도 어느새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언젠가 이 게임의 참가자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어쨌거나 이 드라마에서는 한 사람당 1억 원이라는 금전적 가치가 매겨집니다. 몸뚱아리 뿐만 아니라, 영혼과 인격을 지닌 존재인 인간이 돈과 번호로만 취급되는 드라마 속의 현실이 왠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결국 《오징어 게임》은 물질 만능주의, 배금주의(拜金主義) 앞에서 땅에 떨어진 인간의 존엄성을 꼬집는 드라마입니다. 영국 BBC방송은 《오징어 게임》의 선풍적 인기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서구 전역에 만들어진 ‘한국 문화 쓰나미’의 가장 최근의 물결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열풍은 방탄소년단(BTS)과 오스카상을 거머쥔 ‘미나리’ ‘기생충’ 등 한국 영화의 성공과 궤를 같이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말, 예일대학교의 생물리학자 해롤드 모로위츠(Harold Morowitz) 박사는 인간의 몸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에 대해 놀라운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구성하는 인체의 재료로서 단백질, 효소, RNA, DNA, 아미노산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생화학 물질을 만드는데 약 6,000 조(兆) 달러가 들어갈 뿐 아니라, 만들어진 세포를 조직으로, 또 조직을 기관으로, 다시 기관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만드는 데는 세상의 모든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도 100%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인간을 만드는 데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반면에 사망한 인간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요? 뉴욕대학교의 생화학자 놀프 바인더(Nolf Veinder) 박사가 150파운드(약 68kg) 되는 성인의 사체(死體)를 성분 별로 분해한 결과, 한 평 정도 칠할 수 있는 석회, 장난감 대포 한 발 쏠 수 있는 포타슘, 사진 한번 찍을 수 있는 마그네슘 한 봉지, 쇠못 한 개 정도의 철분, 세수 비누 다섯 장 정도의 지방, 성냥개비 2300개의 인(燐), 94개의 연필을 만들 수 있는 흑연, 약간의 소금, 그리고 물 몇 되 정도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물건의 가격이 60여 년 전, 국제공동 경제가격으로 97센트(약 1,100원)였으므로 오늘날의 물가로 환산하더라도 100달러(약 11만원)를 넘지 않습니다.

이처럼 영혼이 떠나간 육체의 몸값은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죄로 인해 이 존귀했던 형상이 파괴되어버리고 말았을 때, 하나님은 죽게 된 인간을 위해 값을 지불하시고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이때 하나님이 지불하신 값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세상에 있는 모든 재물을 다 주어도 안 되었습니다. 그 값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어야만 했습니다.

백화점에 가면 진열된 물건마다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보시는 성도의 가격표에는 무어라고 씌어져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십자가 짜리” 인생입니다. 여기서 시편 기자의 감사의 고백이 떠오릅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시8:4)” 죄 아래에 찌들어 있던 우리를 당신의 아들의 피로 씻어 정결케 하시고 《십자가 인생》으로 우리의 지위를 격상시켜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소리 높여 찬양합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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