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과 우리의 대응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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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중국‧일본‧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육지로는 중국과 가장 긴 국경선을 접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이 마주 대하고 있는 압록강은 국경 하천으로서의 길이가 806km이며, 두만강은 547km이다. 

압록강 2천리, 두만강 1천리이다. 우리들은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3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압록강‧두만강의 길이가 3천리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잊고 있다. 물론 직선거리로 계산하면 이보다 훨씬 줄어들기는 하지만, 이 두 강의 길이가 하천 길이로 3천리인 것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6‧25전쟁 때, 국군과 맥아더 장군 지휘 하의 유엔군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지 못하고 중공군의 공격에 밀려 1‧4후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지정학적 한계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신라가 원산만에서 대동강 이남을 통일할 수밖에 없었고, 명(明)나라의 요동정벌(遼東征伐)에 나섰던 고려의 우군도통사 이성계가 팔도도통사 최영의 명령을 거부하고 압록강 하류 위화도에서 회군(回軍)한 것도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와 무관하지 않다. 

역사적인 시각에서 보면, 한반도는 대륙 세력이 강할 때는 중국의 영향권에, 해양 세력이 강할 때는 일본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경우가 발생하곤 하였다. 특히 임진왜란 때는 일본과 명나라가 한강을 경계로 분할안을, 청일전쟁 때는 38도선과 39도선을 중심으로 한반도 분할안이 제시된 바도 있다. 강대국들의 분할안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로서, 자유민주체제를 가진 남한과 국경선을 접하기를 원치 않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국가로 바뀐 러시아도 과거에 북한과의 혈맹관계였던 나라로서, 중국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

미국은 남한과 혈맹관계로서, 한‧미동맹에 따라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주려고 한다. 하지만 한국 내의 급진 노조 세력들의 반미투쟁은 날로 점증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급진 시민단체들도 틈만 있으면 반미투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런 반미 세력들이 증대되어 국가 최고지도자와 중앙과 지방의 지도자들 선출에까지 영향을 미쳐 반미운동이 거세게 발생할 경우, 미국은 미군의 한국 주둔을 재검토할 뿐만 아니라, 미군이 6‧25전쟁 때처럼 수만 명의 자국민을 희생시키면서까지 한반도에서 군사작전을 벌리기보다 북한과 평화협정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도 미국의 견해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에서 평화통일을 바라지 않는 국민은 누구도 없다. 미군의 한국군으로의 전시작전권 이양, 북한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반도에 곧바로 평화통일이 올 것처럼 희망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하지만 이것은 현실과 거리가 먼 착각이다. 현실은 앞으로 미국이 월맹이나 탈레반 간에 맺은 평화협정을 그들이 파기하고, 미군이 철수하자마자 공격한 것처럼, 한반도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현실이 절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평화협정을 파기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등을 대고 급습할 경우를 면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특히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을 세밀하게 검토하여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작전으로 공격해 오더라도 북한의 공격작전을 우리 힘으로 막을 지혜의 자주국방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만반의 대처방안을 준비하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이 땅에 공산화 통일을 목숨을 걸고 막겠다는 국민적 결연한 대응 각오와 의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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