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문전성시 해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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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집이나 교회 또 직장과 대학엔 사람들의 방문과 왕래가 빈번해야 잘 되는 것이다. 집에 드나드는 사람이 없어 적막강산이 되면 망했거나 망해가는 집안이다. 다음 시가 그걸 잘 말해준다. “사람이 온다는 건/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낼 수 있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정현종/방문객). 정현종 시인은 ‘섬’이란 시도 썼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그 섬에 가고 싶다” 광화문 글판에 올랐던 이 시는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이 좋아했던 인기 글 2위에 오른 두 줄짜리 시가 됐다. 옛날에는 결혼을 하거나 집을 옮겨 이사를 하면 소위 ‘집들이’라는 것을 했었다. 요즘엔 다른 사람이 사는 사적 공간(집)에 가는 일도 초대하는 일도 어려워졌다. 가정이나 교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는 구역예배(속회예배)도 없어졌거나 없어져가고 있다. 직계가족(부모+자녀) 외에는 서로 오가지 않는 게 상식이 되었다. 실로 격세지감이 든다. 교회에서 새 신자 등록할 때도 자기 집에 심방(가정방문) 오지 않는 조건으로 등록한다고 하니 옛날에 목회자나 장로들이 자기 집을 방문해 주는 것을 특별히 사랑과 존경받는 것으로 생각하던 것과는 너무나 격세지감이 드는 일이라 하겠다. 비슷한 의미의 사례로 중국 고사에 구맹주산(狗猛酒酸)이란 말이 있다.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식초로 변한다는 뜻이다. 한 나라에 간신배가 설치면 충성된 인재들이 국사에 참여할 수 없어 나라가 쇠퇴해진다는 뜻이다. 한비자(韓非子)는 군주(대통령)가 간신배에게 눈과 귀의 가림(정보 차단)을 당하면 현량한 인물이 등용되지 못한다고 생각해 비슷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송(宋) 나라 사람으로 술을 만들어 파는 주조업자(酒造業者)가 있었다. 그는 술을 팔 때 양을 후하게 주었고, 손님을 공손하게 대했으며 술을 만드는 재주도 뛰어나서 아주 맛있는 술을 만들었다. 또 술을 판다는 깃발을 크게 높이 내걸어 판매 촉진 광고에도 공을 들였다. 그런데 웬일인지 술이 잘 팔리지 않아 남은 술이 식초로 변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평소 존경하던 마을의 원로인 양천(楊)에게 찾아가 이렇게 되는 까닭을 물었다. 양천이 일러주었다. 술집 대문을 지키고 있는 개가 너무 사나워서 사람들이 당신 집으로 술을 사러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사 운영의 비책을 알고 있는 정책 자문가나 행정 전문가가 있어도 임금(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정보와 인적자원에 대한 언로가 막히고 접근이 차단되면, 유능한 인재의 등용이 막히게 되고 나라는 망하게 되는 것이다. 교회가 아무리 훌륭해도 교인 중에 문제인(問題人)이 있으면 그 사람 때문에 사람들이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이름하여 ‘문지방 테러’인 것이다. 즉 나도 안 들어가고 남은 못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옛부터 나라에 이런 간신배들이 있었다. 임금(대통령)을 고립무원으로 만들어 권신(權臣)들이 행세를 부리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고금동서 – 언제 어디서나 어떤 국가, 기관, 단체, 교회, 직장에도 있을 수 있다. ‘종 잘 두어야 주인 노릇 한다’는 말은 아랫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고, ‘명장(名將) 밑에 약졸(弱卒) 없다’는 말은 윗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다. 어느 교회는 목회자가 무능하거나 탈선하거나 독재를 해서 교인들이 위축되고 어떤 교회는 장로나 교인 중에 독종이 있어서 목회자가 목회를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대학에서도 방문객을 최초로 만나는 정문 수위와 전화 교환수가 제일 중요한 이유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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