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백합가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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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과 추석의 모임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가족들이 12월 31일에 장남인 원익환 장로 집에 가족회원들이 모두 모여서 만두 빚고 지짐질하는 시간을 모두가 즐기고 행복해 했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각 가정에 식구들이 늘어나고 아이들이 자란 후로는 1월 1일에 모두 모여서 예배드리고, 세배하고, 윷놀이, 카드놀이, 빙고, 선물교환을 하며 집이 떠나가라 소리치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추석에는 춘천 산소에 가서 성묘하고 준비해 간 음식을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강가에서 고기를 잡을 때도 있었고, 춘천에 있는 원진환 장로 가정에 들러 준비해간 음식 나누며 놀기도 했었다. 원진환 장로 내외가 화천으로 이사한 후에는 성묘를 마치고 화천 집에도 갔었다.

어느 해인지 성묘하고 돌아오는 길에 어머님을 모시고 남이섬에 가서 가족들이 축구도 하고 놀이도 한 적이 있다. 그때 나와 어머님과 양 손바닥으로 밀어치기를 하는데 서로 지지 않으려고 버티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가족회원들은 언제나 모이면 즐겁고 행복했었다.

아이들은 오랫동안 말하기를 추석에 버스 한 대를 대절해서 백합가족 모두 함께 춘천 선산에 가고 오면서 가족회원들이 함께 노래도 부르며 게임도 하면서 다녔던 것이 가장 즐거웠다고 한다.

가족회원들의 화목

가족회를 주최하는 측에서 아무리 멀어도 오라 하면 아이들 모두 데리고 다녔던 정성이 대단했다. 원시환 장로님이 1969년 원주에서 방 한 칸에서 사실 때 ‘간현 유원지’를 견학하기 위해 초청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가족회원들이 아이들을 다 데리고 가서 하룻밤을 지내는데 누워 잘 자리가 없어 다락에서도 자고, 부엌 쪽마루에서 자면서도 얼마나 즐거웠고 행복했던지! 잊을 수가 없다.

남편과 내가 춘천에 막내딸 집에 다니러 가서 있을 때도 우리가 주최이면 모두 전철로 다녀갔었다. 모이면 카드놀이를 하며 늘 즐겁게 지나던 세월이 너무도 그립다. 1965년 백합가족회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지속할 수 있을지 염려도 했었다.

남남끼리 만난 동서 사이고 서로의 성격도, 생각도 달라서 좀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었으나 큰 동서 임영순 권사와는 59년이란 세월을 함께 했고, 막내동서는 43년이란 세월을 함께 하며 매달 모이다 보니 서로 정도 들고 서로를 알게 되면서 친해졌고 사랑하게 되었다. 박 장로님도 60년이란 세월을 함께 해서인지 어색함도 없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2020년 1월 1일 604회로 38명이 모여서 신년 예배드리고, 세배하고, 선물교환, 빙고도 하며 즐겁게 지냈던 모임이 마지막이 되었다. 가족회 모임이 기다려지고 만났다 헤어지면 아쉬웠던 모임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1년이 넘도록 만나지를 못함이 안타깝다.

함명숙 권사

<남가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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