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하마스 기습공격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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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 비극이 엄습했다. 이날은 모세의 인도로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할 때, 40년간 사막광야의 눈물겨운 초막생활의 고난(苦難)을 극복한 이스라엘 선조들의 정신을 후세대들에게 대대로 알게 하도록 기념하는 데 주목적이 있는 초막절이라는  축제 행사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이스라엘 국민들은 그런 초막절의 본질적 의미를 기념하는 안식일에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수천 명이 춤추며 가무를 즐겼다. 그 순간 하마스 군대가 갑자기 야외 음악 축제장에 기습공격해 왔다. 이날 하마스 무장단체는 재래식 무기 로켓포탄 5천여 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탱크로 높이 6m 장벽을 부수고, 1천여 명의 무장대원들이 지하터널과 패러글라이드 등으로 침투했다. 이런 하마스의 기습공격은 90% 이상 방어를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세계적 첨단무기 ‘아이언 돔(Iron Dome)’도 무력(無力)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간 하마스 무장단체가 수년에 걸쳐 공격 준비 훈련을 해 오고, 경제에 집중하느라 싸울 의사가 없다는 가짜뉴스를 퍼트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보기관(Mossad)이 하마스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여튼 갑작스러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초막절 행사 축제에 참가했던 주로 민간인 청년들 260여 명이 희생당했고, 150여 명이 인질로 붙잡혀가는 참극이 벌어졌다. 그후 보복전이 계속되고, 희생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중동 화약고가 터질 우려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이 갑자기 1941년 12월 7일 미국 하와이 진주만 정박 중에 있던 해군 함정들을 무차별 기습 공격을 감행하였다. 이날은 하와이인들이 잠자던 일요일 새벽이었다. 아마도 미국은 일본이 갑자기 진주만 미군 함정들을 기습공격하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방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950년 6월 25일에 북한군이 갑자기 기습 남침해 온 날도 일요일 새벽이었다. 남한의 국민과 국군도 설마하고 방심하고 있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남한은 인구나 경제력이 북한보다 월등한 선진국가이다. 남한 국민들은 남한의 세계적 위상으로 보아 감히 북한이 기습남침을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은 금번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여 일시에 큰 피해를 준 사실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성이 절실하다. 다양한 전쟁 발생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원인은 내적 정쟁(政爭)이나 모순이 외침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임진왜란 전에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되어 싸운 정쟁을 들 수가 있다. 따라서 남한 내의 정쟁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은 북한군의 20만 명의 정예부대의 기습공격의 오판을 자초할 가능성이 크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이스라엘이 ‘아이언 돔’이라는 세계 최첨단 무기를 가지고도 하마스의 재래식 무기로 집중 공격하는 전법에 무력했던 것을 우리군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우리군이 북한군보다 우월한 첨단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군의 약점을 악용하여 재래식 장사정포로 집중공격할 때는 무력하다는 현실을 직시하여 대처해야 한다. 특히 북한의 땅굴전략은 심각하다. 북한의 땅굴전략은 핵전쟁의 대비와 게릴라전에 대비한 장기전략으로 우리군의 지혜로운 대처가 절실하다. 더욱이 북한의 기습공격에 대비해야 할 절실한 것은 북한은 미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군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전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에 몰두하게 될 때, 한반도에서의 힘의 공백을 악용하여 북한군이 하마스 작전처럼 기습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군은 선견지명을 가지고 하마스 기습공격과 같은 비극을 사전에 대처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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