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구약역사와 사도행전에 연결된 이라크

Google+ LinkedIn Katalk +

 이슬람의 박해 속에서 십자가의 복음은 무슬림의 가슴을 파고든다

이슬람의 전성 시기에 기독교인은 아라비아에 거주할 수 없었으며 다만 그 이외의 지역에서 일정한 조건 하에 신앙을 유지하였다. 기독교인은 정치적으로 이슬람의 지배하에 있었고, 종교적으로 조건부 생활을 하였다. 7세기에 이슬람의 등장으로 아라비아 내의 기독교는 수난을 겪었다. 수난 속에서도 콥트교회는 아라비아에서 선교에 큰 도움을 주었다. 오늘날 세계의 비기독교인들 중에 그리스도에게 인도하기가 가장 어려운 사람이 무슬림이다. 현재 아라비안 내에는 기독교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도 있지만, 교회가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어 있다. 아직 남은 교회는 소수의 가정교회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지하교회뿐이다.

이라크의 기독교 역사는 사실상 구약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브라함의 고향이 이라크이고 다니엘, 에스라, 학개 등과 같은 선지자가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켰던 땅이기도 하다. 가나안에 정착한 아브람의 후손은 이스라엘 12지파를 이루었고, 나중에 번성한 민족은 쇠퇴기에 아시리아와 바벨론 제국의 포로가 되어 지금의 이라크 땅으로 잡혀와 강제정착되면서 그 신앙공동체를 뿌리내리게 되었다. 나중에 포로 귀환이 이루어졌는데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게 된 사람은 이방 땅에서 초라해진 신앙공동체를 기독교 예배 공동체의 형태로 차츰 변화시켜 나가게 되었다.

30년경 오순절 성령강림기적(행 2:9)을 체험했던 메소포타미아(현재 이라크 땅) 사람이 척박한 땅으로 되돌아가서 초기 기독교의 불씨를 전했다. 70년 예루살렘 멸망 후 이라크 땅까지 흩어졌고(디아스포라),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로마에서 파송되어 이라크에서 부제로 활동하던 데오빌로에게 헌정된 책이다. 그렇다면 누가-사도행전의 수신자는 로마를 경유하여 이라크에 머물게 된 기독교인이다. 313년 로마제국의 기독교 공인은 당시 제국의 일부분이었던 이라크 땅에 머물렀던 많은 사람의 자발적 개종과 기독교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후에 중세 교회분열 과정에서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들어온 네스토리우스파의 영향으로 이라크 땅은 단성론자의 영향도 크게 받게 되었고 신자수도 늘어났다.

이라크의 기독교 인구는 전 국민의 30%까지 성장했지만, 이슬람의 확장과 기독교인의 해외 이주로 현재 이라크에는 인구의 3% 정도만이 기독교인이다. 그중 천주교 75%, 콥트교회 20%, 아슈리인(네스토리안) 5% 정도이다. 주로 바그다드와 북부 도시인 모술을 중심으로 많이 분포되어 있는 이라크 기독교인은 사담 후세인 정권 하에서는 소수종파 보호정책에 따라 큰 핍박이나 박해 없이 자신들의 신앙을 지켜올 수 있었는데 인구의 절대 다수인 무슬림 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가운데 자기들만의 신앙을 유지해 왔다.

현재는 바그다드의 복음주의 교회에 125가정, 아슈리인 교회에  35가정, 바스라 교회에 65가정, 모술 교회에 25가정, 키르쿡 교회에 70가정 정도이다. 90년 걸프전 이후 계속된 UN의 경제 제재의 영향으로 많은 기독교인이 해외로 빠져 나갔고, 남아있는 교인의 신앙생활도 많이 위축된 가운데 명맥만 겨우 유지해 오고 있다. 전쟁 이후 일부 교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대감 가운데 교회 출석과 신앙생활에 활기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

현지인 교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한 교회 개척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바그다드에서만 4개 이상의 교회(교단별로는 침례, 장로, 순복음, 감리)가 있다. 이라크에서 전도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이라크에서 이슬람이 기독교인에게 많은 박해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교회 내의 신앙적인 활동은 가능하다. 바그다드 복음주의 교회가 가장 큰데, 2004년 5월 첫 주 부활절 예배에 1,000명이 참석하였다. 평소에는 200-300명이 참석한다. 바그다드에 아시리아인을 중심으로 하는 교회가 하나가 더 있다. 바스라, 키루쿡, 모술(니느웨) 등에도 교회가 있다.

요나의 선교와 오순절 베드로의 설교로 이라크에 복음이 전해지고,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이 귀국하지 않고 터전을 이어 온 곳도 이라크이다. 누가복음 1장과 사도행전 1장의 데오빌로가 활동하였고 아라비아인들이 오순절에 예루살렘으로 와서 복음을 듣고 고국으로 돌아가서 교회를 세운 곳도 이라크 기독교 역사의 오래된 자취이지만, 오스만 터키 이후에 500년 동안 이슬람이 뿌리를 내린 이라크에 하나님의 선교는 다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이슬람에 의해 십자가는 파괴되어도 교회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이슬람이 교회의 십자가를 파괴하면 파괴할수록, 예수의 복음은 무슬림의 마음을 더욱 강하게 파고들 것이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